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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역사 - 2월24일~3월1일] 최초의 ‘해가 지지 않는 제국’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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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23 23:23:59 수정 : 2020-02-23 23: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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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첫해인 1500년 2월24일 태어나 훗날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된 카를 5세는 그 태어남 자체가 큰 사건이었다. 그는 외할머니나 어머니가 죽을 때마다 왕국을 상속받아 스페인 왕도 겸하는 식이었다.

오늘날 ‘해가지지 않는 제국’이라면 누구나 영국을 떠올리지만 그런 제국의 원조 황제는 바로 카를 5세였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은 셈이고 동양 쪽에서는 더욱 그렇다.

카를 5세는 나폴레옹에 못지않은 영토를 거느렸으나 그 과정은 요란한 정복이 아니라 상속이어서다.

그의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그의 이름과 호칭이 너무 많아서였다. 그의 지배 영역이 분산돼 있어 같은 ‘카를’이라는 이름도 네덜란드에서는 ‘카럴’ 스페인에서는 ‘카를로스’, 시칠리아와 아라곤에서는 ‘카를레스’, 나폴리에서는 ‘카를로’로 불리었다.

여기에다 신성로마제국에서는 ‘카를 5세 황제’로 불리었으나 스페인에서는 ‘카를로스 1세 국왕’으로 불리는 식이었다.

따라서 서양사에 낯선 동양인들에게 그는 여러 이름과 호칭으로 다가와 더욱 낯설고 골치 아픈 이름이 된 셈이다. 그는 서양사에서 가장 격변기인 16세기 중엽의 40년간 대제국을 거느렸다.

신대륙 발견 8년 후에 태어나 스페인 왕이 된 그는 신대륙 경영에 바쁜 한편 종교개혁과 르네상스가 한창인 유럽 상황에 대처해야 했던 것이다.

따라서 당시의 큰 사건들치고 그를 거치지 않은 것은 없었다.

영국이 로마 교황청을 떠나 독자적인 국교(성공회)를 설립한 것도 그렇다. 그 주역은 영국 국왕 헨리8세지만 그 사건이 나게 한 것은 카를 5세였다. 헨리 8세는 원래 아들이 없는 첫 부인 캐서린과 이혼을 하려 해도 교황 클레멘스 7세가 허용할 수 없었다. 아라곤 왕실 출신인 캐서린은 카를 5세의 이모였고 당시 카를 5세는 클레멘스 7세를 죄수 다루듯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양평(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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