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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왜 내게 보고 안해"… 공직사회 향해 ‘버럭’

입력 : 2020-02-23 10:12:20 수정 : 2020-02-23 10: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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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샌더스 측과 내통하는 공무원 ‘발본색원’ 차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왜 아무도 내게 이런 중요한 사안을 보고하지 않았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이같은 글을 올려 미 행정부 고위 공직자들에게 분노를 드러냈다. 일각에선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국면이 본격화하기 전 공직사회 기강부터 다잡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니 샌더스가 백악관을 이기려는 시도를 크렘린이 지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폭스뉴스 기사를  언급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치러진 민주당의 네바다주 대선 후보 경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제치고 압도적 표차로 1위를 기록했다.

 

‘크렘린’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 있는 대통령궁을 뜻하는 것으로 사실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가 정보기관 요원 등을 동원, 사이버 공격을 통해 미 대선 결과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의혹과 자신의 당선은 무관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러시아의 ‘그릇된 행동’에 대해선 비난하는 태도를 취해왔다.

 

지난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선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제발 개입하지 마세요”라고 말해 이를 농담으로 받아들인 푸틴 대통령이 미소를 짓기도 했다.

 

버니 샌더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연합뉴스

중요한 건 ‘러시아가 민주당 샌더스 상원의원을 지원하고 있다’는 취지의 뉴스 그 자체가 아니다. 뉴스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왜 아무도 내게 이런 중요한 사안을 보고하지 않았지(Why didn’t somebody tell me this)?”라고 적어 화살을 미 행정부의 고위 공무원들 쪽으로 돌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국가정보국(DNI) 조지프 매과이어 국장 대행을 전격 경질하고 ‘충성파’로 알려진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 미국 대사를 후임 국장 대행에 임명했다. 경질의 직접 사유는 매과이어 대행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시도에 관해 의회를 상대로 브리핑을 한 것에 백악관이 격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통령인 나를 건너뛰고 의회에 먼저 보고한 불충한 공직자를 용서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 정가에선 매과이어 대행의 전격 경질, 그리고 ‘왜 내게 먼저 보고하지 않았느냐’는 분노 표시 등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취한 일련의 조치가 공직사회를 겨냥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11월 치러지는 대선에 앞서 행정부 공무원들의 ‘군기’를 확실히 잡기 위해서라는 뜻이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전 부처에 걸쳐 충분히 충성심을 보이지 않는 인사들을 골라내 내쫓으라고 백악관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대선을 앞두고 미 공직사회를 향한 ‘백악관발’ 응징과 물갈이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고 WP는 전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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