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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중증 기저질환자 취약 우려… 병원 내 감염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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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22 06:00:00 수정 : 2020-02-21 23: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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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사망자 발생 파장 / 첫 번째 사망자는 만성폐질환 앓아 / 대남병원 이틀 새 환자 등 14명 확진 / 당국 “폐렴환자 포함 7명 집중 관리” / 신천지 대구교회 감염원 파악 총력 / 1차 조사 결과 교인 544명 유증상
청도대남병원 의심환자 이송 21일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들이 확진자로 보이는 환자를 긴급 이송하고 있다. 청도=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두 번째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사태 양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병원 내 집단 감염이 발생한 데다, 고령 환자도 잇따라 확인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 경북 청도대남병원을 중심으로 한 ‘슈퍼감염 사건’이 사망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증상이 있는 사람이 많아 당분간 환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천지 대구교회·청도대남병원서 ‘슈퍼감염’

 

21일 부산시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등에 따르면 두 번째 사망 환자는 대남병원에 입원 중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돼 부산대의료원으로 이송된 A(55·여)씨다.

 

앞서 지난 19일 대남병원 정신과병동에 입원해 있던 환자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보건당국은 입원환자 109명과 의료진·직원 10여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환자 9명이 추가로 확인됐고, 간호사 4명과 병원직원 1명도 코로나19 양성이 나왔다.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가 소독차로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환자가 나오면서 병원은 폐쇄됐다. 입원해 있던 환자들은 음성·양성 결과에 따라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상황이었다. A씨는 이날 오후 폐렴 증세를 보여 음압병실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이송된 환자 중 폐렴이 진행 중인 분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코로나19 사망 환자도 대남병원 입원환자였다. 전날 사망한 63세 남성은 과거부터 만성폐질환이 있었는데,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폐렴이 악화해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정 본부장은 “직접적인 사인은 코로나19 감염과 연관돼 있다”면서 “기저질환이 있던 상태에서 폐렴이 생겼고, 호흡기질환이 악화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경험했듯 병원 내 감염은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크다. 대남병원의 경우 정신병동이 폐쇄병동이라는 특수한 환경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의 접촉이 많아 집단 감염이 이뤄졌다. 더구나 입원환자들은 기저질환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 새로운 바이러스의 침입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환자들의 집단 발열이 나타났다. 이를 의심한 내과 의사가 코로나19 검사를 의뢰하면서 환자들을 발견하게 됐다.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인 환자들이 있어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오후 “중대본에서 통계가 나오면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우리 검사에서는 (대남병원에서) 상당한 숫자가 늘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추가 사망 우려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지난 10일까지 28명이었다. 지난 11∼15일에는 신규 환자가 나오지 않아 소강 국면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환자가 무더기로 확인되기 시작하면서 19일 53명, 20일 104명, 이날 205명으로 불어났다.

 

지난 20일 오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자 발생 지역도 전국으로 확산했다.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만 소규모 확인되던 것이 강원, 울산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거의 전 지역에서 환자가 확인되고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했다 각 지역으로 돌아간 경우가 많지만, 그와 상관없이 감염원도 모른 채 나온 환자도 적지 않다. 이들로 인한 2차 감염자들이 얼마나 나타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연관된 환자는 전국에서 155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된 환자는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구시는 중대본에서 교인 1만2000여명의 명단을 받아 우선 자가격리 조치한 뒤 유선으로 발열 등 증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1차 조사된 4475명 가운데 544명이 증상이 있다고 답해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구시는 2차 3474명, 3차 4850명도 관리에 들어갔다.

 

교회에서 대규모 감염이 이뤄진 데 대해 정 본부장은 “굉장히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다수가 밀접하게 앉아서 1시간 이상, 1~2시간 정도 예배를 보는 상황이 많은 감염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환자가 대규모여서 역학조사를 예전처럼 모든 동선을 다 확인하기는 한계가 있어 다중 노출 장소, 의료기관 노출 중심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 뉴시스

 

◆3번→6번→83번→종로노인복지관으로 전파

 

최근 종로에서 잇따라 확인된 환자들도 대부분 고령이라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건강상태가 우려된다.

 

29번 환자(82·남), 83번(76·〃), 56번(75·〃), 136번(84·〃)이 서울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확인됐다. 29번 환자의 아내(30번 환자· 68)와 136번 환자의 아내(112번 환자·70)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직 감염원을 확인하지 못한 40번 환자(77·〃)도 고령이다.

 

다수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 21일 오후 코로나19 감염증 예방을 위해 시설을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뉴시스

 

29번 환자의 치료를 담당하는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전날 “중국 데이터를 보면 치명률이 40대엔 0.2%지만, 80대엔 14.6%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대본은 전체 환자들의 상태에 대해 “7명 정도를 집중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고령자 중에는 폐렴이 있는 분이 있지만 위중한 정도는 아니고, 1명은 산소마스크를 통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9번 환자는 3번 환자(54·〃), 6번 환자(55·〃), 83번 환자를 거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83번 환자의 동선을 추적하던 중 그가 지난달 26일 6번 환자가 다녀간 종로구 명륜교회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83번 환자가 지난달 28∼31일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29번, 56번, 136번 환자와 어울려 식사하면서 전파가 이뤄졌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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