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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보다 무서운 슈퍼버그에 맞선 임상시험 여정

입력 : 2020-02-22 03:00:00 수정 : 2020-02-21 20: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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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매카시/김미정/흐름출판/1만8000원

슈퍼버그/맷 매카시/김미정/흐름출판/1만8000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는 물론 지구촌이 공포에 빠져 있다. 2003년 사스, 2012년 메르스 사태의 원인이었던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변이를 일으킨 신종이다.

확진자들은 세계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으나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세계인이 불안감을 느낀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보다 훨씬 많은 사망자를 낳는 미생물이 있다. 바로 슈퍼버그다. 강력한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변이된 박테리아를 말한다. 대체로 박테리아가 거론되지만, 치료제가 듣지 않는 진균도 포함된다. 지난해 20개국으로 번졌던 치사율 60%의 항생제 내성 ‘칸디다 속 진균’이 그 예다. 세계보건기구는 2017년 슈퍼버그 12종을 발표하면서 매년 70만명이 이로 인해 사망하고 2050년에는 사망자가 연간 1000만명까지 늘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슈퍼버그’는 미국의 작가이자 뉴욕 피레스비테리안 병원의 의사인 저자가 슈퍼버그에 맞선 임상시험 여정의 기록과 슈퍼버그에 맞서 치열하게 싸운 이들의 투쟁을 담고 있다.

책에 따르면 영국의 세균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1928년 ‘20세기 의학의 기적’이라 불리는 페니실린을 발견한 이후 인류는 병원균을 정복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945년 노벨상 수상 자리에서 플레밍이 “너무 많이 사용하면 페니실린 내성균이 나타날 것”이라고 한 예언처럼, 이후 박테리아는 변이를 거듭해 인류가 사용하는 항생제를 무력화시키며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의료 현장에서 의사와 감염학자들은 이에 대해 경고와 걱정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내며 새로운 항생제 개발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의료계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항생제가 1970년 이전에 만들어졌으며, 슈퍼버그의 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현실적으로 새로운 항생제 개발은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원인은 경제성이다. 환자들은 새로운 비싼 항생제에 거부감을 갖고 있고, 의사들은 기존의 항생제를 처방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를 알고 있는 제약회사는 항생제 개발을 주저한다. 설령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내성이 생긴 병원균이 등장해 투자비 회수를 어렵게 하는 것도 제약사가 주저하는 이유다.

책은 항생제 분야에서 인류가 믿기 힘들 만큼의 획기적인 발전을 어떻게 이뤘고, 동시에 21세기인 지금 인류가 왜 감염병에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됐는지를 보여준다. 진화하는 슈퍼버그의 위협에 맞서 항생제 임상시험의 최전선에 분투하는 그의 동료들 이야기, 페니실린, 항진균제 니스타틴, 항생제 반코마이신, 달바반신 등의 개발을 둘러싼 흥미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박태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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