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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감염원 미궁…지역사회 감염 우려 현실화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2-18 19:07:12 수정 : 2020-02-18 20: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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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 환자, 교회·한방병원 방문…호텔서 뷔페 식사도/ 1월 서울 강남 방문외 대구 안 벗어나 / 이동과정 택시 이용 … 접촉자 감염 빨간불 / 30번환자는 지하철 타고 인천 등 오가 / 29∼31번 해외여행력 없어… 감염원 미궁 / 음압병상 등 비수도권 크게 부족… 문제로 / 전문가들 “의료기관 역할 재조정 필요”
18일 오후 새로난한방병원 주차장 셔터 앞에서 방호복을 입은 질병관리본부 관계자와 경찰관이 환자 이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정부 방역망 밖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병상 확보, 의료기관 역할 재조정 등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번(82·남·한국), 30번(68·여·한국), 31번(61·여·한국) 환자는 누구로부터 감염됐는지 ‘오리무중’이다. 31번 환자는 본인이 코로나19 환자인지 모른 채 병원, 호텔, 예식장 등을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30번 환자도 지하철을 타고 인천을 오갔다.

◆병원·예식장·교회 다닌 31번 환자

18일 대구시와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31번 환자는 지난 6일 오후 10시30분 교통사고를 당한 뒤 이튿날 대구 수성구 새로난 한방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았다. 같은 날 병원의 진단에 따라 오후 9시 입원했다.

 

31번 환자는 지난 9일과 16일 오전 대구 남구 대구교회에서 2시간가량 예배에 참석했다. 15일에는 지인과 함께 대구 동구 퀸벨호텔의 예식장에 참석했다가 뷔페에서 점심을 먹었다. 입원 직전에는 직장인 동구 C클럽에 출근했다. 환자는 앞서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지역을 방문한 것 외에는 대구를 벗어난 적은 없다. 병원과 호텔 등은 문을 닫고 소독 조치에 들어갔다.

 

시는 31번 환자의 남편과 2명의 자녀를 자가격리 조치했다. 현재 감염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환자가 현재까지 알려진 동선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택시를 여러 차례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접촉자들의 추가 감염 우려가 있다.

30번 환자의 동선도 일부 공개됐다. 30번 환자는 지난 6일쯤 기침,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30번 환자는 지난 5∼7일 오전 6∼8시 서울 중구의 회사로 출근해 일했다. 청소 등 지원업무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한시간가량 서울대병원 외래진료를 받았다. 지난 10일 오전 9시 서울 종로 강북서울외과의원을 방문한 뒤 오전 10시 지인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인천 중구 용유도로 이동해 점심식사를 했으며, 다시 지하철로 경인아라뱃길로 갔다. 오후 6시55분쯤 돌아와 동묘앞역 인근 약국에 들렀다. 13일에는 명륜진사갈비 서울동묘역점에서 점심을 먹고, 인근 스타벅스 동묘앞역점을 이용했다. 14일 택시를 타고 회사로 출근했고, 일을 마친 뒤 강북서울외과의원과 단골온누리약국을 방문했다. 15일에는 남편인 29번 환자의 간호를 위해 고려대안암병원에 갔다.

 

29∼31번 환자는 해외여행력이 없고, 기존 확진자의 접촉자도 아니어서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찾는 데 검역 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증상 발현 시점을 기준으로 앞서 2주 전 누구와 접촉했는지, 접촉자들은 해외방문력이 있는지 확인작업을 거치고 있다. 29번 환자가 만난 이들 중 일부 열, 기침 등 증상이 있는 사람은 검사를 진행했는데 음성으로 판정 났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어르신들의 기억에 의존해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 퀸벨호텔 폐쇄 18일 코로나19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대구 동구 퀸벨호텔이 방역을 위해 영업이 중단된 채 폐쇄돼 있다. 대구=뉴스1

◆“환자 경중별로 의료기관 역할 재조정 필요”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대응체계 정비가 시급해졌다.

비수도권은 의료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문제가 될 수 있다. 국가지정 음압병상수는 29개 병원 198개, 민간 병원 음압병상은 1027개다. 이 중 국가지정병상은 서울·경기에 35.8%가, 민간 병상은 51.2%가 있는 실정이다. 이날 확진환자가 발생한 대구의 음압병상은 국가지정 10개, 민간 54개에 불과하다. 지역거점 병원 등을 중심으로 추가 병상을 확보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18일 서울대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병원 내 6개 건물에 출입구를 9곳만 남기고 나머지 출입구는 모두 폐쇄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검사와 환자 격리·치료가 보건소, 국가지정병원에만 몰리는 상황도 개선돼야 한다. 환자가 더 늘어나면 현재의 선별진료소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감염학회는 “보건소는 선별진료와 경증 환자를 담당하고, 입원이 필요한 의심 환자 중 경증 환자는 지자체별 공공의료원이, 중증 환자는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이 맡아야 인적·물적 자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도 이날 담화문을 내고 “중소병원을 아우르는 민관협의체로 지역사회 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정 본부장은 “만약 지역사회 감염이 더 확산하거나 더 많은 유증상자에 대한 진료가 필요하면 1, 2차 의료기관도 준비를 해야 한다”며 “위험도나 사례정의를 바탕으로 어떤 환자가 어느 진료소를 가고, 의료기관별로 어떤 진료체계를 만들어야 하는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대구=김덕용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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