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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신임장 제정 앞서 언론 통해 ‘부임신고’ 한 中대사

입력 : 2020-02-04 23:00:00 수정 : 2020-02-04 21: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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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가 "신임장 제정도 안 한 대사의 현지 언론 브리핑은 이례적"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싱하이밍(邢海明·사진) 신임 주한 중국 대사가 국내 언론을 상대로 가진 긴급 기자회견을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핵심은 주재국 국가원수에게 신임장을 제정하지도 않은 대사가 기자회견 같은 파급력이 큰 외교활동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신임장 정본은 아니지만 사본은 우리 외교당국에 제출한 만큼 가능하다’는 입장과 ‘그래도 우리 국가원수한테 신임장을 제정하는 절차는 밟은 다음 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외교가에 따르면 싱 대사는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사태 초기인 지난달 30일 한국에 입국했다. 당시 한국인들의 감염 우려를 의식한 듯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으로 입국장에 나타나 화제가 됐다.

 

싱 대사는 입국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우리 외교부 1차관에게 신임장 사본을 제출했다. 하지만 아직 신임장 정본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출하진 않은 상태다.

 

새로 부임한 대사가 신임장 사본을 주재국 외교부에 제출한 뒤로는 상주 외교사절단을 대상으로 한 만찬 등 통상적 외교활동은 소화가 가능하다고 보는 견해가 대세다. 하지만 주재국 국가원수에게 신임장 정본을 제정하지 않은 상태에선 대사로서 활동에 여러 제약이 따르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런데 싱 대사는 이날 국내 언론을 상대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창한 한국어로 신종 코로나 사태를 대하는 중국 보건당국의 조치 내용을 설명한 뒤 한국 정부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이라고 말해 신종 코로나 창궐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는 중국, 그리고 시진핑 국가주석을 한국이 도와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에 화답이라도 하듯 “한·중은 이미 명실상부한 운명공동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한·중 양국 간에는 시 주석의 상반기 방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서 비롯한 갈등 해결 등 외교 현안이 산적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새로 부임한 한국 주재 중국 대사가 한국 대통령보다 한국 언론을 상대로 먼저 ‘신고식’을 치른 건 확실히 독특하다는 시각이 많다. 한 관계자는 “일국의 신임 대사가 부임국에서 신임장 제정식도 하기 전에 현지 언론을 상대로 브리핑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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