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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20세기, 명문 통해 시대정신을 읽다

입력 : 2020-01-17 02:00:00 수정 : 2020-01-16 20: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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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문선’에 39편 해설과 함께 넣어

1866년 프랑스가 강화도를 침입한 병인양요가 일어났다. 이로부터 신미양요, 강화도조약, 임오군란, 갑신정변, 갑오개혁과 동학 농민 운동 등의 큰 사건들이 잇따랐다. 1897년 조선은 대한제국으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결국 을사늑약을 거쳐 국권을 탈취당했다. 그런데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사건 속에서 당시 지식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고난의 시기에 ‘조선 사람’은 ‘대한 사람’으로 바뀌었다. 대한 사람은 낡은 조선을 개혁해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낼 생각에 골몰했다. 조선이 문명개화의 대열에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투어 명문을 쏟아냈다. ‘한국 산문선 : 근대의 피 끓는 명문’은 이 ‘대한사람’의 글을 모았다. 시일야방성대곡에서 독립선언서까지, ‘독립신문’ 발간사에서 안중근전까지, 익숙한 명문에서 새로 발굴한 기사까지 모두 39편을 여섯 명의 한문학자가 현대 한글로 옮기고 간명하게 해설했다.

2020년에 읽는 100여 년 전 사람들의 글은 예상보다도 치열하며, 놀랍도록 솔직하다. 평화와 정의를 배반한 일제를 준엄하게 비판하면서도 ‘남의 파괴가 아니라 자신의 건설’을 목표로 삼는 태도가 치열하다. 조선의 구습과 폐단을 낱낱이 인식한 필적이 솔직하다.

무엇보다 당시 지식인들은 과거의 잘못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청나라 사람에게 묻고, 일본에 유학하고, 서양의 신학문을 도입하는 데 지식과 자원을 총동원했다. 그러나 대한제국기 격랑의 근세사를 몸으로 겪은 그들의 피 끓는 명문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이에 민음사는 고대로부터 근대까지 한문으로 된 명문을 뽑아 이 선집을 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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