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헌정사상 최초의 5선 지역구 여성 의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정치인이다. 대구 출신으로 판사를 거쳐 민주당 ‘원맨’으로 정치활동을 이어온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 등 요동치는 정국에서도 민주당계 최초로 임기를 채운 대표로 남은 인물이다. 문재인정부의 출범을 이끈 ‘개국공신’이자 ‘친문’ 주류 의원으로도 평가받는다.
◆DJ의 ‘대구 며느리’가 된 ‘세탁소집 딸’
대구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집의 둘째 딸로 태어난 추 의원은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이 어려워 외가에서 자랐다고 한다. 이때 경험한 가난으로 그는 법관이 돼 소외된 이들을 돕겠다는 꿈을 키웠다. 결국 판사가 된 추 의원은 1986년 학생 1000여명이 구속된 ‘건국대 사건’ 당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전환시대의 논리’ 등 책 100여권을 압수하겠다는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며 주목받았다.
추 의원이 38세이던 1995년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그를 영입하면서 “세탁소집 둘째 딸이 정치판을 세탁하러 왔다”고 추켜세웠다.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부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한 추 의원은 최초의 여성 부대변인이자 최초의 판사 출신 야당 정치인 등의 수식어가 붙으며 관심을 모았다. 추 의원이 대구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DJ가 “호남 사람인 제가 대구 며느리를 얻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15대 총선 서울 광진을에서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했다. 1999년에는 홍콩 ‘아시아 위크’지가 선정한 ‘새천년을 이끌 아시아의 젊은 지도자 20인’으로 선정되기도 됐다.
◆‘노무현 탄핵안’ 찬성했다 삼보일배도
2002년 16대 대선에서 참여정부 탄생에 공헌한 그는 2년 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탄핵안에 찬성하면서 다른 길을 걷게 됐다. 노 전 대통령과 당시 열린우리당이 DJ를 배신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탄핵이 부결된 뒤 삼보일배를 통해 속죄했다. 이후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조용히 유학을 떠났다 돌아왔다. 18대 총선에서 여의도에 복귀한 그는 20대까지 연이어 당선하면서 5선 의원이 됐다.
추 의원은 2016년 당 대표에 오르며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등 정치 격동의 한가운데에서도 정권교체와 임기 를 완주, 여권내 특히 친문 진영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당 대표 임기가 끝난 뒤 추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으로 의회외교 등에 전념했다. 지금도 친문 진영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문재인정부에서 총리나 장관 등 역할 요청이 있을 때 언제든 헌신하겠다는 생각을 지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꿋꿋하고 거침없는 성격 때문에 정계 입문 직후 ‘추다르크’라는 별명이 생겼다. 이 별명은 그가 의정활동을 이어오는 내내 회자되며 추 의원의 상징처럼 자리잡았다.
[추미애 의원 프로필]
△1958년 대구 출생 △한양대학교 법학과 학사 △제24회 사법시험 합격 △춘천지법, 인천지법, 전주지법, 광주고법 판사 △제15~16대, 18~20대 5선 국회의원 △2016~2018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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