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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륭전자'에서 만난 이창권·조범동… 약탈 방식 베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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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9-20 00:02:00 수정 : 2019-09-19 17: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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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사모펀드 의혹의 ‘몸통’으로 알려진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모(36)씨가 ’투기자본의 제조업체 침탈’로 악명이 높은 기륭전자의 경영권 장악 방식을 답습해 우회상장과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씨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초기 자본금을 댄 것으로 알려진 익성의 이모 부회장을 기륭전자 인수 작업 때 처음 만났으며 그 이후 사모펀드 쪽으로 사업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검찰과 코링크PE 관계자에 따르면 조씨는 2012년 기륭전자 인수를 준비하던 컨소시엄에서 이모 부회장을 처음 만났다. 당시 조씨는 ‘조 선생’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며 온라인 투자 카페도 운영해 나름 유명한 전업투자가로 알려졌다. 조씨는 2012년 기륭전자 인수팀에 참여하며 익성의 이 부회장을 만나게 됐다. 조씨는 이 부회장을 통해 익성을 알게 됐고 익성의 우회상장을 통한 시세차익을 겨냥한 사모펀드 설계를 시작하게 됐다고 코링크PE 관계자는 설명했다.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문제로 화제가 됐던 기륭전자는 최동열 전 기륭전자 회장이 2007∼2008년 투기자본으로 경영권을 장악한 뒤 회사의 주요 자산이 매각되면서 사실상 폐업 상태로 전락했다. 당시 참여연대와 민주노총은 기륭전자를 ‘투기자본이 건실한 제조업체를 부실기업으로 만든 먹튀’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성토했다. 

 

19일 오전 신임 인사차 국회를 찾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 민주평화당 대표실로 있다. 뉴시스

최 전 회장의 기륭전자 장악과 코링크PE의 방식에서 두드러지는 공통점은 ‘바지사장’이다. 최 전 회장은 기륭전자 인수에 뛰어들면서 송모씨를 내세웠다. 최 전 회장은 송씨를 내세워 226억원에 기륭전자의 경영권을 장악하게 한 뒤 기륭전자로 하여 최 회장이 대주주로 소유한 회사의 자회사를 인수하도록 했다. 최 회장과 최 회장 소유의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기륭전자의 주식을 매입해 사실상 기륭전자의 돈으로 기륭전자의 돈을 인수했다. 조씨 또한 코링크PE의 대표로 이모씨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이씨 뒤에서 사모펀드를 운용한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다수 드러났다. 또한 이씨는 코링크PE가 운용하는 펀드가 인수한 WFM의 대표이사로도 일하면서 WFM을 통한 익성의 우회상장에도 개입했다. 사실상 조씨가 바지사장 이씨를 내세워 사모펀드 운용과 우회상장과 시세 차익까지 모두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와 모회사, 투자받은 업체들끼리의 물고 물리는 투자와 주식 매매도 공통점이다. 최 전 회장이 자회사를 통해 기륭전자와 주식을 매입하고 매각하면서 경영권을 장악했다면 조씨는 사모펀드로 인수한 회사가 또 다시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불리고 회사 가치를 뻥튀기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코링크PE가 대주주인 WFM은 코링크PE에 53억원어치의 주식을 무상 대여하면서 서로의 가치를 불렸다. 코링크PE의 설립 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진 익성은 코링크PE가 운용하던 레드코어벨류업1호 펀드로부터 15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WFM은 2017년 12월 2차전지 소재 음극재 개발사인 익성의 자회사 IFM에 110억원 시설 투자를 공시했다. 익성이 코링크PE에 빌려준 자금이 웰스씨앤티를 거쳐 명동의 사채시장에서 자금 세탁을 거친 뒤 다시 익성으로 흘러가는 등 물고 물리는 내부 거래로 코링크PE와 익성은 상당한 금액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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