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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쓴소리 들은 윤석열 "왜?"

입력 : 2019-08-07 18:06:23 수정 : 2019-08-07 1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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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패스트트랙 고발' 여상규 예방…余 "중립적 수사 바라" / 문의장에게 '파사현정' 휘호 받기도…8일 황교안·나경원 예방 / '출석 불응' 의원들 수사 방향 취재진 질문엔 '침묵' / 검찰, 윤석열 선배' 7명 남았다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이 7일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고 '파사현정(破邪顯正·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냄)'이 적힌 족자를 선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은 7일 오후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예방했다.

 

소관 상임위원장을 찾아 의례적으로 취임 인사를 하는 자리였지만, 여 위원장이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고발당해 수사 선상에 오른 만큼 두 사람 사이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법사위원장실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윤 총장은 "곧 출장이라고 들었다"며 "검찰을 여러 가지로 많이 배려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여 위원장은 "총장님이 잘하셨다. 일 잘하기로는 총장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추켜세웠다.

 

윤 총장은 "많이 가르쳐주시고 저희가 잘못하는 게 있으면 정확하게 지적해달라"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여 위원장은 "여야 편향되지 않게 중립적으로 (수사를) 해주시면, 그게 저의 바람"이라고 말해 진행 중인 패스트트랙 수사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됐다.

 

​여상규 국회 법사위원장(왼쪽)이 7일 오후 국회 법사위원장실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 총장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비공개로 잠시 대화를 이어갔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같은 당 엄용수·정갑윤·이양수 의원 등과 함께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을 감금한 혐의로 고발당한 여 위원장은 현재 서울 영등포경찰서의 3차례 출석 통보에 모두 응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오는 8일 오전과 오후 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각각 예방한다.

 

그는 이날 국회 일정을 마친 뒤 '한국당 지도부와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이냐', '패스트트랙 수사에 불응하는 의원들을 강제수사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오후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 등도 차례로 찾았다.

 

손 대표는 "검찰총장이 세긴 센 모양이다. 취임 인사에 기자들이 이렇게 많이 온 것은 처음"이라며 "정권에 적극 협조하는 사람은 중용하고 정권 쪽을 수사한 사람은 좌천된다는 얘기가 있는데, 강직함과 소신, 개혁 의지를 갖고 검찰 인사를 중립적으로 공정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기인 문병호 최고위원은 "2016년 총선 전에 윤 총장에게 국민의당 영입 제안을 했는데 거절당했다"며 "당시 새누리당의 제안도 거절해 이 자리에 있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7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고 인사말하기 위해 마이크를 켜는 윤 검찰총장을 도와주고 있다. 연합뉴스

 

윤 총장은 "국회의 경륜 있는 선배님들께서 저희 일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지적해주시는 것에 대해 늘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검찰에 대한 기대와 질타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업무를 해나가는 데 큰 가르침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사위 소속인 오신환 원내대표와 만나서는 "무역·경제에서 촉발된 안보 문제들이 있는데 공정하게 처리하면서 국가 안보와 경제 살리기에 지장이 없도록, 국가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윤 총장은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고 쓴 친필 휘호를 선물 받기도 했다. 파사현정은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문 의장은 "적폐 수사는 전광석화, 쾌도난마처럼 처리하지 않으면 국민이 지루해하고, 잘못하면 보복프레임에 걸릴 수 있다"며 "검찰이 신뢰를 잃으면 권력에 치이고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더욱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노승권 검사장 사의…'윤석열 선배' 7명 남았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된 노승권(54·사법연수원 21기) 검사장이 사직했다. 이로써 검찰에 남아있는 윤석열(59·23기) 검찰총장의 선배 기수는 7명으로 줄게됐다.

 

노승권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 검사가 지난 2016년 12월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회의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검사장은 이날 "검찰 가족 여러분 그동안 너무나 감사했다"며 사직원을 제출했음을 알렸다.

 

노 검사장은 "검사가 되기 위해 사법 시험을 공부했고, 운 좋게 검사가 돼서는 공직자로서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을 잊지 말자고 다짐해 왔다"며 "지금 생각해 보면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에서 청춘을 바치는 동안 많은 선후배, 동료, 검찰 직원, 파견 직원들과의 아름다운 기억으로 인해 저의 검사 생활은 행복했다"고 회고했다.

 

대구 출신인 노 검사장은 심인고·서울대를 거쳐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창원지검 특수부장, 대검찰청 첨단범죄수사과장·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 및 대구고검 차장검사, 대구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맡다가 지난달 26일 고위 간부 인사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근무했던 지난 2016년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을 수사했다.

 

노 검사장이 사의를 밝힘에 따라 검찰에 남아있는 윤 총장 선배 기수는 총 7명이 됐다. 황철규(55·19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김오수(56·20기) 법무부 차관, 박균택(53·21기) 법무연수원 원장 외에 김영대(56·22기) 서울고검장·양부남(58·22기) 부산고검장·김우현(52·22기) 수원고검장·이영주(52·22기)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이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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