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일방적 日 수출규제, 공조에 도움 안 된다고 美도 공감”

지난 10일 방미해 3박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가운데)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한·일 갈등이 한·미·일 공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대해 크게 공감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방미해 3박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김 차장은 13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미 행정부와 의회, 싱크탱크 등 여론 메이커들을 만나서 일본의 일방적인 조치가 부당하고, 이 부당한 조치가 한미일 안보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제가 만난 모든 사람은 이런 일방적인 조치에 따른 한일 갈등이 참 우려스럽다고 얘기했고, 그런 공감대가 있었다”며 “그래서 국무부 대변인이 한미일 공조를 계속 유지하고 관계를 향상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고 이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국무부를 포함한 미 정부는 공개적으로나 이면에서나 세 나라의 상호 관계와 3자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구할 수있는 모든 일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또 “(미국은) 중재라는 표현은 안 썼다”며 “나도 중재라는 표현은 안 썼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부당한 일방적인 일본의 조치가 한미일 공조에 도움이 안 되고, 지금 여러 도전과 중요한 이슈들이 있고 그것을 같이 공조해야 하는데 이런 것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에 대해선 다들 공감했다”고 말했다.

‘공감대가 있었다’ 의미에 대해 그는 “외교라는 것은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제가 모든 것을 밝힐 수 없지만 좀 세게 공감했다”고 부연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지금은 미 정부가 한일관계를 중재하거나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는 보도와 관련, 이 발언이 국무부 견해와 온도 차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제가 미 행정부나 의회에 가서 중재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며 “저는 중재를 요청한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중재란 표현은 기자분들이 먼저 쓴 것 같다”며 “그래서 아마 (해리스 대사가) 중재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표현을 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김 차장은 “미국이 만약 한미일 간 공조가 중요하다고 간주하고 한미일 간 동맹관계의 중요성을 느끼면 알아서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미일 대화가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세히 보고는 못 받았는데 지금으로서는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그건 좀 아쉬운 점”이라고 진단했다. 

나아가 “우리는 대화하고 합리적인 선에서 창의적인 솔루션을 찾아 이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는데, 일본이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 근거로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우리에게 굉장히 엄격한 제재가 있기 때문에 일본에서 수입한 부품 소재가 북한에 가지 않았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김 차장은 지난 10일 방미해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카운터파트인 찰스 쿠퍼먼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연이어 면담하고 일본 경제보복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는 한편 북·미 실무협상과 한·미 현안 등을 논의했다.

나아가 미 상·하원 의원들과도 만나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양봉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