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AP 통신 등 외신들은 전날 밤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스키 활강 종목에 출전해 무사히 경기를 마친 요한 구-콩칼베(19) 선수가 국민의 응원에 감사하며 감격에 겨워했다고 전했다.
프랑스인 아버지와 동티모르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구-콩칼베는 1년 내내 적도의 열기로 뜨거운 동티모르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번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다.
기록은 경기를 마친 43명의 선수 중 43위. 금메달을 딴 마리아 매트(오스트리아)보다 50초가량 뒤졌지만, 그는 경기장과 동티모르 길거리에 모여 응원전을 벌인 국민에게서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경기를 마치자마자 동티모르에 있는 엄마와 통화한 그는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큰 응원행사를 하고 '힘내, 요한. 힘내 요한'을 외쳤다. 동티모르에선 축구가 인기 있어서 내가 이렇게 스타가 될지 몰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 "이번 스키 코스는 내가 경험한 코스 중 가장 어려웠다"며 "무사히 경기를 마쳐 매우 기쁘다. 국민의 응원 덕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콩칼베는 스키가 '스노 스케이트'로 불릴 만큼 겨울 스포츠가 생소한 동티모르에 스키를 소개한 선구자다. 그는 이번 대회 출전을 위해 동티모르 스키연맹을 만들고 7만5천 달러의 비용까지 모금했다.
그는 또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선수 역할 뿐 아니라 21세기 첫 독립국 동티모르를 세계에 알리는 외교관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1975년 포르투갈 식민지배에서 독립한 뒤 바로 인도네시아에 강제 병합됐다가 유엔 후원 아래 2002년 완전히 독립한 동티모르는 구-콩칼베의 출전으로 동계올림픽 출전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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