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58)씨가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게시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화제다. 연예인 발언은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연예인의 정치적 발언이 있을 때마다 온라인에선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연예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는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과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선다.
1일 연예계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2월30일 본인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특검에 대해 발언한 내용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이씨가 캡처한 사진 속 윤 대통령은 “특검을 왜 거부합니까. 죄 졌으니까 거부하는 겁니다”라고 발언하고 있다. 이씨는 이 사진과 함께 ‘#공정과 상식’이라고 올렸다. 공정과 상식은 윤 대통령이 그간 강조해온 가치다.
이씨 게시글은 쌍특검 관련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대통령실을 정면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는 지난해 12월28일 쌍특검법(김건희·대장동 특검)을 통과시켰는데 대통령실은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번 특검법 통과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것”이라고 주장 중이다.
이씨는 이전에도 정치적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해 4월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딸 조민씨에 대한 부산대·고려대 입학 취소 결정이 나오자 페이스북에 “조국 가족에 대한 ‘윤석열 잣대’를 윤석열 가족과 윤 정부 인사에게 적용하라”라고 적은 글을 공유했다. 이씨는 이때도 ‘공정과 상식’이라는 문구를 함께 적었다.
연예인의 정치적 발언은 있을 때마다 화제가 된다.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보니 해당 연예인과 같은 뜻을 가진 누리꾼들은 환영하고, 그 반대인 이들은 비판하는 상황이 반복돼서다.
지난해 8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한창 문제가 됐을 때 자우림 김윤아씨 발언도 논란이 됐다. 당시 김씨는 “며칠 전부터 나는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블레이드러너 + 4년에 영화적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기 시작한다”며 “방사능 비가 그치지 않아 빛도 들지 않는 영화 속 LA의 풍경. 오늘 같은 날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고 SNS에 적었다. 이후 김씨 측은 정치적 입장을 피력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여당 일부 인사들이 김씨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내기까지 했다.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김기현 의원은 “개념 연예인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배우 배정남씨도 지난해 9월 SNS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낸 책 ‘디케의 눈물‘을 찍은 사진과 함께 “아따 책 잼나네예”라는 게시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연예인의 정치적 발언 및 정치 참여에 대해선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공기업에 재직 중인 손모(31)씨는 “연예인이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이 일반인이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다”며 “본인 뜻과 다른 정치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댓글로 욕을 하는 걸 보고 있으면 씁쓸하다”고 했다.
반면, 공인으로서 발언의 무게를 인지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대중적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미성년자 등이 여과 없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홍모(36)씨는 “정치적 발언은 그 자체로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런 발언을 할 땐 후폭풍, 팬들에게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하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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