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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호소에도 “카페는 여전히 다닥다닥” [김기자의 현장+]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3-24 15:00:00 수정 : 2020-03-27 15: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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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는 ‘북적거려’…‘새로운 감염경로’ 우려 /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 27%가 20대 /카페서 장시간 인강을 듣거나 마스크를 벗은 채 ‘토론’ / 20대 본인 굉장히 경증…전파 매개하거나 또 증폭시킬 수 있어 / 정세균 총리 “한 사람의 방심, 공동체 무너뜨릴 수도” / 카페서 다닥다닥 붙은 채 ‘대화를 나누기도’
지난 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마스크를 벗은 아이들이 유튜브를 시청 하거나 게임을 즐기고 있다.

 

“집에서는 공부 안 돼서 나왔어요. 카페서 공부하는 게 좋죠. 답답하지 않고, 불안하기도 한데, 공부 안 하는 것보다 낫잖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집단감염 막기 위해 정부가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발표하고 연일 시민들의 참여를 간곡한 소호에도 카페 등지로 사람들이 여전히 몰리고 있다.

 

지난 23일 찾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 1층에는 한 두 자리만 빌 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12시 40분쯤이 되자 계산대 앞에는 줄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50분이 되자 매장 안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계산대에는 손 소독제와 중앙에 커다란 진열장 위에는 귀에 넣고 쓰는 접촉식 체온계가 있었지만, 접촉식 체온계는 직원들만 사용하는 듯 했다. 아이와 함께 카페를 찾은 한 여성은 음료를 얹은 쟁반을 한손에 들고 다른 한손으로 아이의 손을 잡고 자리를 물색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부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일부 손님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인강(인터넷 강의) 듣고 있었다. 대부분의 손님은 마스크를 벗은 채 음료와 디저트 음식 등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좁은 테이블 탓에 간격은 50㎝ 채 되지 않아 보였다.

 

한 테이블에서 인강을 듣던 이모(24)씨는 “집 안에서만 있으면, 답답하고 계속 눕고 싶어서 카페를 찾았다”라며 “여기라도 있어야 한자라도 더 공부한다”고 말했다. 같은 테이블에 공부 중인 정모(25)씨는 “여기 말고는 마땅히 공부할 때가 없다”라며 “솔직히 불안하기도 하지만, 같은 공부 하는 사람이 보여야 경쟁심도 생긴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PC방·교회·콜센터 모두 밀착 접촉이 불가피한 공간이었다. 최근 감염 우려 높은 공간으로 장시간 앉아 있는 카페와 스터디 카페가 거론되고 있다. 재택근무 직장인·개학 연기된 대학생이 학교 또는 집 인근 카페로 몰려 ‘다닥다닥’ 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밀착된 공간일수록 비말(침방울) 감염 위험이 높다. 코로나 19 전파 경로인 신체 접촉 감염도 이 같은 공간에서 대부분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날 오후 3시쯤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인근 한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도 마찬가지. 카페에서 공부하거나 취업준비를 하는 20대 대학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서울의 주요 대학들이 1학기 수업 일부를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면서 집 대신 카페를 찾아 수업을 듣는 학생도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이 카페는 약 80여석의 좌석 가운데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넓은 테이블 음료 잔 옆에는 마스크 높여 있었지만,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은 10명 중 1~2명에 그쳤다. 테이블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유튜브를 시청하거나 작업에 열중했다.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다닥다닥’ 붙은 앉아 있거나 대화를 나누고 손님도 있었다.

 

코로나 19 확진세를 꺾기 위해선 40대 이하 젊은 층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은 여전히 젊은 층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회적 활동이 많은 젊은 층이 면역력이 강하다는 자신감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 매개체가 돼 가족과 지역사회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도 있다.

 

지난 23일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인근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사람들이 인강(인터넷 강의)보거나 책을 보며 공부를 하고 있다.

 

유명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을 위해 일부 매장에 시범 도입했던 안전거리 확보 라인 부착 운영 등을 전국 매장으로 확대하겠다”라며 “테이블 간 거리 이격 등의 다양한 관련 활동 역시 적극적으로 검토해 추가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 27%가 20대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23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현재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 중에서 20대 환자가 26.9%로 가장 많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 19 누적 확진자는 총 8961명이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확진자가 2417명(26.97%)으로 가장 많다. 50대가 1702명(18.99%)으로 뒤를 이었고 40대(1228명·13.70%), 30대(917명·10.23%) 순이었다.

 

지난 23일 오후 1시쯤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정 본부장은 “신천지(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교인 중에 20대가 많은 점도 있지만, 교인들을 빼더라도 20대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사회 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감염원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기에 환자 수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려면서 “20대 본인은 굉장히 경증으로 앓을 가능성이 크지만, 감염됐을 경우에는 가족 내 전파 또는 동료 간의 전파 등의 전파를 매개하거나 또 증폭시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열린 화상 브리핑에서 “오늘, 나는 젊은이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 당신들은 천하무적(invincible)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세균 총리 “한 사람의 방심, 공동체 무너뜨릴 수도” 호소

 

정세균 국무총리는 24일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 “한 사람의 방심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며 호소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20대로 보이는 사람들이 인강(인터넷 강의)보거나 책을 보며 공부를 하고 있다.

 

정 총리는 “긴 겨울이 지나고 화창한 봄날이 시작됐고, 오랜 고립과 긴장에 많이들 지쳤을 줄 안다”며 “대부분의 국민들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참여하고 있지만 조심스레 봄 햇살을 즐기는 것을 넘어 꽃구경에 인파가 몰리고, 클럽 행을 계획하는 젊은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40대 이하 환자의 치명률이 걱정했던 것보다 낮은 것도 경각심을 늦춘 것으로 생각된다”며 “대한민국 안전을 위해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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