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5사 카드 결제액 5.3배 폭증…스벅 턱밑 추격
재구매율 49.6% 역전되며 매일 마시는 판도 흔들
“스타벅스 갈 돈 있으면…”
스타벅스가 흔들리는 사이, 저가 커피의 추격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올해 2분기 18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999년 이화여대점으로 국내에 들어온 이후 27년 만에 처음 겪는 분기 적자다.
같은 기간 메가MGC커피를 비롯한 저가 커피 5개 브랜드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 합계는 월 1900억원을 넘어섰다.
메가MGC커피 한 곳의 카드 결제 추정액은 스타벅스의 88%대까지 올라섰고, 재구매율과 방문 빈도에서도 스타벅스를 앞섰다. 다만 스타벅스는 하반기 들어 프로모션과 고객 혜택 프로그램을 재개하며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403억 흑자에서 184억 적자로, 27년 만의 반전
이마트가 공시한 2분기 실적을 보면 SCK컴퍼니의 매출은 747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1% 줄었다.
수익성 악화 폭은 더 컸다. 지난해 2분기 403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올해 184억원의 영업손실로 뒤집혔다. 1년 사이 손익이 587억원 나빠졌고, 바로 앞 분기인 올해 1분기(293억원 흑자)와 비교해도 3개월 만에 477억원이 빠졌다.
상반기 누적으로 봐도 매출은 1조5651억원으로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전년보다 85.5% 줄었다. 매장 수는 오히려 늘었다. 2분기 말 기준 SCK컴퍼니 점포는 2185개로 1년 전보다 49개 많아졌다. 매출은 줄었는데 출점은 계속된 셈이다.
실적 악화 시점은 지난 5월 불거진 ‘탱크데이’ 논란과 겹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5월 15일부터 26일까지 텀블러 판촉 행사를 진행하면서 ‘탱크 데이’, ‘책상에 탁’ 같은 문구를 홍보물에 썼다. 이 표현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의 궤변을 동시에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논란이 커지자 회사는 행사를 즉각 중단하고 사과했다. 신세계그룹은 당일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직접 사과에 나섰지만, 정치권과 정부 기관을 중심으로 불매를 유도하는 움직임까지 번지며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회사 측은 통상 여름철 매출을 견인해온 ‘써머 e-프리퀀시’ 행사를 올해는 진행하지 않은 점을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꼽았다. 마케팅 논란과 불매 움직임을 실적 악화의 직접 원인으로는 지목하지 않았다.
여파는 모회사 이마트로도 번졌다. 이마트는 2분기 연결 기준 4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216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6조9150억원으로 1.8% 줄었다.
◆363억에서 1916억으로, 5년 7개월 만에 5.3배
스타벅스가 주춤하는 사이 저가 커피 시장은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매머드커피랩·더벤티 등 저가 커피 5사의 월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 합계는 2021년 1월 363억원에서 올해 7월 1916억원으로 늘었다.
5년 7개월 만에 5.3배로, 같은 기간 주요 커피 브랜드 10곳 전체 카드 결제 추정 거래액이 2.6배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시장 평균보다 두 배 넘게 빠른 속도다.
저가 브랜드 중 몸집이 가장 큰 메가MGC커피의 7월 카드 결제 추정액은 968억원, 같은 기준 스타벅스는 1093억원이었다. 메가MGC커피 한 곳의 카드 결제 추정 규모가 스타벅스의 88%대까지 따라붙었다. 2021년 1월만 해도 스타벅스 902억원, 메가MGC커피 171억원으로 격차가 5배 이상이었다.
같은 모바일인덱스 집계 기준으로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5월부터 월 카드 결제 추정액에서 스타벅스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5월엔 투썸플레이스 1236억원 대 스타벅스 1212억원, 6월엔 투썸플레이스 1207억원 대 스타벅스 1004억원, 7월에도 투썸플레이스 1170억원 대 스타벅스 1100억원 안팎으로 격차가 이어졌다.
이 수치는 카드 결제만 집계한 추정치라는 한계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리워드 프로그램에 기반한 자체 선불충전카드 이용 비중이 높은 브랜드로, 모바일 주문인 ‘사이렌오더’ 비중이 전체 주문의 40%를 웃돌고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외부 채널을 통한 모바일 상품권 거래 비중도 높은 편이다. 이런 결제 방식은 카드 결제 추정치 집계에 온전히 잡히지 않을 수 있어, 실제 매출 규모와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실제 회계 수치를 보면 이 차이가 뚜렷하다. 투썸플레이스의 지난해 회계상 매출은 5824억원, 영업이익은 363억원이었고, 내부 집계 기준 소비자 매출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은 1조874억원이었다.
반면 SCK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은 3조2380억원, 영업이익은 1730억원으로, 카드 결제 추정액만 놓고 볼 때보다 실제 사업 규모는 훨씬 크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정된 기간의 카드 결제 추정액만으로 브랜드 전체 실적이나 시장 지위를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싼 커피 넘어 자주 가는 커피로
이용 빈도를 보면 저가 커피의 성장세가 더 뚜렷하다. 모바일인덱스가 12개월 이동평균으로 집계한 익월 재구매율을 보면 메가MGC커피는 49.6%로 스타벅스(40.2%)를 웃돌았다. 컴포즈커피도 42.3%로 스타벅스를 앞섰다. 월평균 방문 횟수 역시 메가MGC커피가 2.63회로 스타벅스(1.88회)보다 많았다.
저가 커피가 값싼 대체재에 머물지 않고, 일상적으로 반복 구매하는 소비처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저가 5사 카드 결제 추정액 중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 두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76%를 넘어, 5개 브랜드의 경쟁이라기보다는 ‘2강 3약’ 구도에 가깝다.
스타벅스 고객이 그대로 저가 커피로 옮겨갔다고 보기는 어렵다. 같은 달 스타벅스와 메가MGC커피를 함께 이용한 고객 비율은 3년 전 19.2%에서 최근 27.5%로 높아졌다. 스타벅스를 끊고 저가 커피로 완전히 갈아탔다기보다, 상황에 따라 두 브랜드를 나눠 쓰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스타벅스, 하반기 들어 반등 시동
스타벅스는 7월부터 프로모션 신제품과 고객 혜택 프로그램을 순차적으로 재개하며 고객 접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스타벅스 측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가을 시즌 프로모션을 시작해, 대표 음료인 ‘블랙 글레이즈드 라떼’를 필두로 음료·푸드·굿즈를 잇달아 선보였다. 회사 측은 이 음료의 누적 판매량이 2600만 잔에 이른다고 밝혔다.
고객 지표에서도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스타벅스 측 설명이다. 9월 현재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페 카테고리 상위 10개 교환권 중 7개가 스타벅스 상품이며, 1위부터 4위까지도 스타벅스가 차지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시장 전체로 눈을 돌리면 낙관하기 어려운 신호도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커피음료점 사업자 수는 9만3542개로, 전년 같은 달(9만4957개)보다 1.5% 줄었다. 2024년 6월 9만6385개를 정점으로 같은 달 기준 2년째 감소세다.
5년 전인 2021년 6월(7만7543개)과 비교하면 여전히 20% 넘게 많은 수준이지만, 계속 늘기만 하던 사업자 수가 꺾였다는 것은 국내 카페 시장이 포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읽힌다.
시장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국내 커피산업 및 소비 동향 분석’을 보면, 2024년 국내 커피산업 규모는 3조7359억원으로 2018년보다 35.6%(9811억원) 커졌다. 프리미엄과 저가·대용량 수요가 동시에 늘면서 시장 자체는 확대됐지만, 그만큼 사업자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탱크데이’ 논란이 스타벅스에 악재로 작용한 시기, 이미 수년간 몸집을 키워온 저가 브랜드들이 가격뿐 아니라 접근성과 반복 구매에서 경쟁력을 다져온 흐름이 겹쳤다. 카드 결제 추정액 중심의 통계만으로 전체 시장 지형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사이렌오더와 상품권 비중이 높은 스타벅스의 특성을 감안하면, 실제 매출 규모에서는 여전히 큰 격차가 남아 있다.
스타벅스는 신제품과 프로모션으로 얼마나 빨리 신뢰와 매출을 회복하느냐가, 저가 커피는 포화된 출점 시장에서 지금의 방문 빈도와 수익성을 얼마나 오래 지켜내느냐가 각자의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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