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가게 운영하는 두 아이의 아버지
호주 총리 “그의 용맹함이 생명 구해”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호주 시드니 본다니 해변 총기 난사 사건 범인들 가운데 한 명을 제압한 40대 남성을 향해 뉴사우스웨일스주(州) 크리스 민스 총리가 바친 헌사다. 호주 남동부의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주도(州都)가 바로 시드니다.
15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시드니에서 과일 상점을 운영하는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43)는 전날 해변에서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던 일당 중 한 명의 뒤로 몰래 다가가 몸싸움 끝에 총기를 빼앗았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아흐메드는 큰 나무 아래에서 사격하는 총격범을 차량 뒤에 숨어 지켜보다가 뛰어가 덮쳤다. 이어 뒤에서 그의 목을 감싸 안고 격렬하게 다퉜다. 화들짝 놀란 총격범은 총기를 손에서 놓친 채 벌렁 넘어졌다. 그는 아흐메드의 눈치를 보는 듯하더니 급히 줄행랑을 쳤다. 총격범이 달아나자 아흐메드는 빼앗은 총기를 내린 채 손을 들어 허공을 향해 흔들었다. BBC는 “범행 현장에 접근하는 경찰관에게 ‘나는 총격범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아흐메드는 두 아이의 아버지로 알려졌다. 아흐메드는 총격범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팔에 두 발의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응급 수술을 받고 현재는 회복 중이라고 가족이 BBC 등 언론에 전했다.
이날 총격에 쓰러진 시민들을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범행 현장으로 달려간 이는 아흐메드뿐만이 아니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아흐메드 등을 가리켜 “오늘 우리는 호주인들이 다른 호주인들을 돕고자 위험 속에서도 질주가는 모습을 봤다”며 “이 호주인들은 영웅으로, 그들의 용맹함이 생명을 구했다”고 치하했다.
외신에 따르면 총격범은 현재까지 2명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부자 관계로 아버지는 50세, 아들은 24세로 각각 확인됐다. 직접적인 범행 동기는 조사 중이나 유대인을 겨냥한 증오 범죄로 추정된다. 지난 14일 시드니 본다니 해변에선 유대교의 명절인 ‘하누카’(Hanukkah·봉헌)를 맞아 호주에 사는 수많은 유대인들이 모여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총격으로 어린이 한 명을 포함해 총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도 40명에 이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호주 정부가 반(反)유대주의를 방치한 결과”라고 맹비난했다. 호주는 지난 9월 영국, 프랑스 등과 함께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과 동등한 독립 주권 국가로 승인한 바 있다. 당시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보상이자 반유대주의를 부추기는 조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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