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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처리 뒤엔 '지역구예산' 나눠먹기… 여야 실세 5명 347억↑ [2026년도 예산안 통과]

입력 : 2025-12-04 06:00:00 수정 : 2025-12-04 07:10:01
조희연·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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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 합의서 대거 배정 ‘눈총’

기록도 안 남는 ‘小소위’서 야합
문진석 169억·유상범 89억 증액
예결위장·간사 3명 도합 389억
법정시한 내 처리 ‘성과’로 포장
“지도부들 정체불명 예산 늘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026년도 예산안을 법정처리 시한(12월2일) 내 처리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양당 주요 인사들의 지역구 예산이 대거 증액된 것으로 드러났다. 여야 원내대표단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예산안을 ‘밀실 합의’하며 혈세를 자신의 지역구에 ‘떡 주무르듯’ 마음대로 배정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쟁점 예산과 법인세·교육세 인상안을 둘러싼 추가 협상을 위해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예산안에 따르면 여야 원내대표단 5인(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의 지역구에서 기존 정부안 대비 증액된 예산만 총 347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결위 위원장과 여야 간사의 지역구에서도 389억원 넘게 증액됐다. 이들은 모두 기재부와 회동하며 예산안을 막판 조율한 의원들이다.

 

예산안은 국회 예결소위가 정부안에 대한 ‘감액’을 심사한 뒤 기획재정부가 ‘증액’을 결정해 수정안을 제출하게 돼 있다. 하지만 예결소위는 대체로 주어진 시간 내 감액에 합의하지 못하고, 기재부가 예결위 위원장·여야 간사가 참여하는 소소위 회의와 원내대표단 회동에 참석해 수정안을 만들어왔다. 문제는 예결위 소소위와 원내대표단 회동의 감액·증액 심사 내용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야가 밀실에서 지역구 예산을 챙긴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민주당 김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갑에서는 사자암불교 전통문화관 건립을 위한 2억원이 신설됐다. 액수는 적지만 향후 시설 유지 등으로 예산을 지속 확보할 수 있는 알짜배기 사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허 수석부대표의 지역구 강원도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서도 춘천 체외진단 의료기기 종합성능평가센터 구축(30억원)과 춘천 폐기물처리시설 확충(10억3000만원)을 위한 예산이 새롭게 편성되는 등 44억3000만원이 증액됐다.

문 수석부대표의 지역구인 충남 천안시갑의 예산 증액은 169억600만원에 달했다. 동면∼진천 국도 건설(50억원), 목천∼삼룡 국도 건설(31억600만원), 성환∼평택소사 국도 건설(10억원), 천안 에코밸리 산단 진입도로(18억원), 천안아산역 방음벽설치(27억원) 등 8개 사업이 증액되면서다.

 

민주당 소속 한병도 예결위원장의 지역구인 전북 익산시을에서는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설치(14억원)와 익산역 확장 및 선상주차장 조성(10억원) 등 33억5800만원이 증가했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이소영 의원의 지역구 경기 의왕·과천시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운영 예산이 기존 9억원에서 71억6000만원으로 늘어나는 등 총 75억6000만원 증액됐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장동혁 대표의 지역구인 충남 보령·서천에서는 보령 관창일반산업단지 내 완충저류시설 설치(10억7000만원)와 노후 폐수관로 정비(1억8000만원), 서천 주항지구 배수개선사업 신규착수(5억원) 등 17억5000만원이 증액됐다. 송 원내대표의 지역구 경북 김천에선 문경∼김천 철도 건설(30억원), 양천∼대항 국도 대체 우회도로 건설(10억원), 직지사 대웅전 보수정비(2억2500만원) 등 총 42억2500만원이 늘었다. 유 수석부대표(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의 경우 평창 도암호 유역 비점오염저감시설 확충 예산으로 81억8300만원이 크게 증액됐다. 이외에도 평창 노동∼홍천 자운 국도 31호선 건설(5억원), 홍천 자운지구 다목적 농촌용수개발(3억원) 등 총 89억8300만원 증액됐다.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인 2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예결위 야당 간사 박형수 의원의 지역구 경북 의성·청송·영덕·울진에서는 280억5000만원이 대폭 늘었다. 포항∼영덕 고속도로 건설(200억원)과 울진군 폐기물처리시설 확충(12억7800만원), 의성군 원당리 보행자통행로시설(10억원) 등의 예산이 포함되면서다. 특히 울진 읍남 4-3지구 재해위험지역 정비사업은 당초 정부안 2억원에서 53억9900만원으로 25배 넘게 증가했다.

 

여야는 이번 예산안을 두고 “5년 만에 법정처리 시한 내 통과시켰다”고 자평했지만, ‘지역구 예산 담합’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여야 지도부가 특혜로 예산을 따냈거나 사업이 타당하지 않기 때문에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인데, 사업이 나중에 잘못되면 책임을 지도록 누가 어떤 예산을 늘렸는지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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