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트닉과 30회 이상 협상…"실제로도 겁나·중용 23장 읽으면 각오 다져"
"제가 생긴 게 터프하게 생겼습니까? 제가 살면서 터프하다는 소리를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분에게 처음 들었는데,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3일 오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서울 용산구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주최로 열린 '중견기업 CEO 오찬 강연회'에서 최근 화제가 된 자신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가를 언급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참석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특별연설을 하면서 "사실 내 사람들이 말하길 그(김정관 장관)는 매우 터프하다고 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좀 덜 유능한 사람이 (한국 대표로) 나오면 싶었는데, 그들(한국)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발언해 김 장관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장관의 이름을 "정관 킴"이라고 또박또박 말해 주목받았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최진식 중견련 회장은 김 장관이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해 30여차례 협상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평생 피 튀기는 협상의 한복판에서 살아온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터프한 협상가'(very tough negotiator)라며 '정관 킴'이라고 명확히 호명했다. 한 국가 각료에 대해 이렇게 칭찬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고생이 많았다는 뜻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한미 관세 협상 최종 타결을 위해 자신이 미국 측 카운터 파트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30차례 이상 대면·화상 협상을 벌였다면서, 이 협상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은 월가(Wall Street) 출신으로 정말 터프하다. 터프라는 말은 이 사람에게 붙여야 할 정도로 터프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목소리 톤도 한 톤이 높고, 저같이 체격도 왜소하고 이런 입장에서 보면 무섭다"라면서 협상 전 마음을 다잡기 위해 영화에 나온 중용의 문구를 읊조리곤 했다고 회고했다.
김 장관은 "이 분(러트닉 장관)이 무슨 큰소리를 칠지 실제로도 겁이 났다"며 "나 개인의 이슈가 아닌 대한민국의 경제와 연관된 이슈여서 그랬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이 읊조렸다고 소개한 구절은 영화 '역린'에 나오는 중용 23장으로, 김 장관은 이날 이를 화면에 띄워 다시 읽었다.
화면에는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올라왔다.
김 장관은 "작은 일 하나에도 정성을 다하자. 저분(러트닉 장관)이 저렇게 소리를 지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정성을 다하면 저 사람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지난 8월 기자간담회 때도 이 문장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잘 끝나면 미담이 되고, 잘못되면 비굴하게 (협상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거라고 했다. 그런데 오늘 소개하는 것"이라며 한미 관세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이날 강연에서 '제조업 인공지능(AI) 전환'(A.MX)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산업부 장관으로서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15세기 이후 세계는 새로운 대항해의 시대를 맞고 있다.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시장, 새로운 트렌드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AI"라며 "제조업 AI 전환을 위해서도 작은 것 하나에도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며 기업과 함께 이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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