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도 “국민에 대한 모욕” 맹공
野 내부서도 “이해불가 행보” 반응
지도부선 “지지층과 약속 지킨 것”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놓고 정치권에서 거센 비판 여론이 터져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제2의 내란 선동”이라며 십자포화를 퍼부었고, 국민의힘 내에서도 “무책임하고 부적절하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일반 면회를 신청, 약 10분간 접견했다. 장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면회 사실을 알리며 “(윤 전 대통령이)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며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우자”라고 적었다.

당 지도부는 “지지층에 대한 약속을 지킨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가 전당대회 당시에도 윤 전 대통령 면회를 하겠다고 밝혔다”며 “대표로 선출된 이후에 약속을 지킨 것이고, 부적절하게 확대해석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8월 선출된 장 대표는 당대표 후보 시절 당대표가 되면 적절한 시점에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겠다고 공약했고, 취임 직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면회를 신청했으나 구치소 측이 특검 조사를 이유로 불허하면서 불발된 바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중도층 공략을 시작해야 하는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 문제를 서둘러 매듭지으려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19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면회는 치떨리는 내란의 밤을 기억하는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헌법에 대한 조롱이고, 민주주의 대한 도전”이라고 적었다. 정 대표는 “이러니 국민의 적 같은 위헌정당 국민의힘을 해체시키자고 국민들이 두 주먹 불끈 쥐는 것”이라며 “윤어게인(Yoon Again)들 참 끔찍한 정신세계”라고 맹공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힘은 윤석열과 다시 손잡고 정권 재탈환을 명분으로 ‘제2의 쿠데타’를 꿈꾸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장 대표의 윤석열 면회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일본 극우세력 망동과 다를 바 없다”며 “국민의힘은 스스로 내란 정당, 극우 정당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야당 내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행보”라는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단체 대화방에 글을 올려 “당대표로서 대단히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라고 성토했다. 김 의원은 “국정감사가 한창인 상황에서 꼭 그렇게 하셨어야 했느냐”며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해명해 주시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같은 당 정성국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당대표가 국민의힘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데 대해 책임져야 한다. 그만하시죠”라고 반발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김계리 변호사는 18일 페이스북에서 “전직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접견이 조용히 잡범들과 섞여서 ‘일반 접견’으로, 교도관들의 가시거리와 가청거리 안에서 10분 하고 나온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약속을 지켰으니 훌륭하다’는 말에는 난 동의하지 못하겠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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