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요토미' 사진에 '한주먹 거리' 발언…수준 미달 국감에 일각서 무용론
이재명 정부 들어 첫 국정감사가 중반전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여야는 여전히 조희대 대법원장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놓고 2라운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 법제사법위는 20일부터 시작되는 2주차 국감에서도 이른바 대선 개입 의혹을 이유로 '조희대 때리기'에 올인할 태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삼권 분립 위반"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모든 상임위에서 김 실장을 언급하면서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동시에 김 실장의 국감 출석을 계속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를 정쟁을 위한 '스토킹 국감'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야는 여기에 10·15 부동산 대책을 놓고도 충돌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감이 막말과 고성·욕설로 얼룩지고 파행을 거듭하면서 정부의 국정 운영을 견제하고 정책을 검증하는 국감 본연의 취지는 실종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법사위 '대법원 압박' 공방 계속…부동산·캄보디아 현안도 도마 위에
법사위는 20일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등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한다. 23일에는 서울중앙지검·서울고검 등 검찰청 국감, 24일에는 법제처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감이 예정돼있다.
민주당은 법사위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재판장인 지귀연 중앙지법 부장판사 문제부터 이재명 대통령 관련 수사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0일 발표할 예정인 재판소원 도입 검토를 포함한 사법개혁안을 둘러싼 공방도 예상된다. 국민의힘이 재판소원에 대해 "이 대통령 사건을 무죄로 만들려는 4심제"라면서 비판하고 있어서다.
10·15 부동산 대책도 이번 주 국감의 핵심 쟁점이다.
20일 정무위의 금융위원회 국감에서는 부동산 대출 규제의 실효성을, 23일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부동산원 국감에서는 집값 통계 논란을 두고 여야가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감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출석한 가운데 서울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른다. 민주당은 오 시장이 연초 서울 강남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한 것이 집값 상승을 촉발했다고 보고 비판하고 있다.
행안위 국감에는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의혹 관련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씨가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 이에 따라 명태균 게이트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20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산림청 국감에서 김현지 부속실장의 산림청장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할 예정이다.
22일 외교통일위원회 아주반은 주캄보디아 대사관에서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라오스 대사관 등을 상대로 현장 국감을 벌인다. 현장 국감에서는 캄보디아 내 한국인 구금·납치 사건과 관련한 질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같은 날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국정책방송원(KTV) 등 국감에서는 KTV의 전 정부 계엄 가담 의혹이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 정책 실종·막말 난타전…법사위·과방위 잇단 파행
국감 첫 주 여야는 예상대로 고성과 막말, 욕설이 뒤섞인 난타전을 벌였다.
법사위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여야의 격전지가 됐다.
법사위 국감은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섰다. 13일 대법원 국감에서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조 대법원장 얼굴을 일본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진과 합성한 피켓을 들어 '조요토미 히데요시'라고 조롱했다.
14일 법무부 국감에서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에게 "조용히 해"라고 말하자 신 의원이 "왜 반말이냐"고 따졌고, 박 의원이 "너한테 해도 된다"고 맞받아쳐 소란이 일었다.
이튿날 여당 의원들이 대법원 현장검증을 강행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며 국회로 복귀해 '반쪽 국감'이 이뤄지기도 했다.
법사위 국감에서는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에게 아예 국정감사 질의 기회도 주지 않는 등 의사 진행 방식을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과방위는 이른바 '문자 폭로 사태'로 막말·욕설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 김우영 의원이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으로부터 욕설이 담긴 문자를 받았다며 해당 문자와 박 의원 전화번호를 공개했고, 이를 두고 양당 의원 간 고성이 오가면서 정회가 반복됐다.
16일에도 문자 사태를 둘러싼 공방으로 회의가 파행됐고, 비공개회의에서 "한주먹 거리", "내가 이긴다" 등 두 의원 간 원색적 언사가 오갔다.
이는 양당이 서로 상대 의원을 고발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13일 국방위원회 국감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내란' 표현 사용의 부적절성을 지적하자,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반발하며 양측에서 '지X'이라는 욕설이 오가는 등 설전이 벌어졌다.
국감 내내 이런 장면이 반복되면서 정책 질의는 뒷전으로 밀렸다.
일부 피감기관 공무원은 회의장 밖에서 장시간 대기하기도 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감 무용론도 일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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