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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느 회사가 회의해요?…이젠 다 같이 유튜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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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0 05:00:00 수정 : 2025-10-10 05:44:26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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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에서 편의점까지…‘보는 음식’이 ‘먹는 음식’을 만든다

먹방(먹는 방송) 유튜브 콘텐츠가 단순한 온라인 예능을 넘어 유통업계의 신상품 개발 지침서 역할을 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먹방’을 통해 제품 아이디어와 소비자 반응을 동시에 확보한다. Unsplash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먹방 속 아이디어가 소비자 반응을 검증받은 뒤 편의점·카페·베이커리 제품으로 재현되는 ‘콘텐츠→상품화’ 흐름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제 먹방은 사실상 유통업계의 ‘트렌드 리포트’이자 ‘상품 기획 채널’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SNS 화제에서 편의점 디저트로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표적 사례가 CU의 ‘수건모양 케이크’다. 크레이프 반죽과 크림을 돌돌 말아 수건처럼 만든 독특한 비주얼 덕분에 먹방과 SNS에서 주목을 받았다.

 

CU가 이를 실제 디저트로 선보였다. 예약 판매 4일 만에 완판되는 등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GS25 역시 ‘벽돌케이크’로 성공을 거뒀다. 네모난 형태와 묵직한 비주얼이 먹방에서 화제가 되자 GS25가 정식 출시했고 출시 2주 만에 누적 10만개 이상 판매되며 편의점 디저트의 흥행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따라 먹기’가 만드는 음식 밈(meme)

 

먹방 유튜버들 사이의 ‘따라 먹기’ 문화도 유행 증폭에 한몫한다.

 

한 크리에이터가 독특한 조합을 선보이면 다른 유튜버들이 ‘○○님 조합’이라 이름 붙이며 재해석하고 확산하는 방식이다.

 

51만 구독자를 보유한 아누누는 최근 유튜버 오하루가 만든 ‘요거트+말차가루+요거꿀떡’ 조합을 재구성했다.

 

김치볶음밥에 생크림을 넣은 ‘크림 김치볶음밥’ 역시 여러 먹방 채널에서 반복 노출되며 일종의 ‘먹거리 밈’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밈화 과정을 거치며 특정 음식은 단기간에 소비자 대세로 부상한다.

 

최근에는 숏폼 먹방이 폭발적으로 늘며 유통업계의 홍보·마케팅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한 입 먹는 장면만으로도 수십만 조회수를 끌어내고, 이 반응이 곧 상품 노출과 바이럴, 판매 전환으로 이어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숏폼 먹방은 사실상 ‘1분짜리 소비자 설문’과 같다”며 “즉각적인 반응을 통해 제품 가능성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보는 음식’이 ‘먹는 음식’을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먹방이 단순한 관람형 콘텐츠를 넘어 시장 조사·트렌드 검증 도구로 진화했다고 평가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먹방은 수백만 소비자의 실시간 반응을 담은 데이터 자체가 일종의 시장 테스트다. 이를 바탕으로 유통업계는 보다 안전하게 신제품을 기획할 수 있다”며 “지금은 연구소보다 유튜브를 먼저 참고하는 경우도 많다. 비주얼과 조합의 ‘특이성’은 주목도를 높이고 곧 구매 전환율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제 먹방은 ‘먹는 쇼’가 아닌 유통업계의 신상품 개발 지침서다. 게티이미지

이어 “‘따라 먹기’ 문화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음식 밈이다. 밈이 곧 소비 트렌드가 되고, 상품화로 연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먹방 콘텐츠와 협업한 제품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스토리 있는 브랜드 경험’으로 작용한다. MZ세대 소비자는 상품에 담긴 서사와 감성까지 소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AI가 먹방 데이터를 분석해 상품 트렌드를 예측하고 맞춤형 신제품 기획에 활용될 것”이라며 “먹방은 기술과 시장을 잇는 실시간 브릿지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콘텐츠가 상품을 낳고, 상품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

 

예전에는 방송에서 본 음식을 뒤늦게 제품으로 접했다면, 지금은 반대다.

 

먹방 콘텐츠에서 출발한 조합이 소비자 요청을 거쳐 곧바로 상품으로 이어지는 ‘콘텐츠→소비자 검증→출시’의 역전 구조가 자리 잡았다.

 

먹방은 더 이상 단순한 ‘먹는 예능’이 아니다. 콘텐츠가 상품을 낳고, 상품이 다시 콘텐츠를 낳는 순환 구조 속에서, 유통업계의 신제품 개발은 이제 ‘먹방 데이터’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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