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부자 등 가족팀 눈길…합산 1.865㎏(31마리) 제주 동광팀 우승

6일 ‘전국드론낚시대회 in 제주’가 열린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해변 황금빛 모래사장은 전국에서 참가한 드론 낚시객과 마라도가 보이는 대한민국 최남단 절경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뤘다.
여름의 끝자락 눈부신 햇살 아래 “하나, 둘, 셋!” 대회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참가자들은 포인트를 공략했다. 드론은 청갯지렁이와 새우 등 다양한 미끼가 걸린 낚시바늘을 달고 바다 위를 누볐다. 곧바로 사계 앞바다 형제섬을 향해 200여m 날아간 드론은 물고기가 있을 법한 곳에 추가 달린 바늘을 그대로 떨어뜨렸다. 각 팀에서 띄운 드론이 떠 있는 광경을 지켜보던 관람객들은 처음 접하는 모습에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물고기가 올라올 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드론은 부지런히 100∼200m가량 날아가 찌바늘을 떨어뜨리고 되돌아오길 반복했다.
이날 잡힌 어종은 보리멸, 쥐치, 놀래미, 졸복 등 다양했다.
부부, 부자 등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한 조를 이뤄 4위(0.943㎏·12마리)에 오른 ‘탑건’팀 김숙일(57·제주시 노형동)·홍범(33)씨는 아들이 드론 조종을 하고 아버지가 숙련된 낚시를 하며 환상의 팀 플레이를 보여줬다.
홍범씨는 “드론낚시대회가 제주에서 처음 열린다고 해서 참가했다”며 “평소 아버지가 낚시를 즐기고, 제가 드론을 배운 덕에 호흡이 잘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2인 1조의 선수들은 드론에 매단 낚시줄을 바다의 포인트에 떨어뜨리는데 그동안 갈고 닦은 호흡을 척척 맞춰갔다. 낚싯줄이 포인트에 정확히 꽂아내릴 때 서로 손벽을 치거나 포옹하면서 팀워크를 발휘했다. 이후 낚싯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서 물고기들의 입질을 기다렸다.


드론낚시는 드론을 활용한 낚시채비의 원거리 투척방식으로 승부를 겨룬다. 드론에 미끼를 단 낚싯줄을 매달아 바다에 넣고 낚시한다. 기본 규칙은 드론을 이용해 낚싯줄을 20m 이상 날려보내 바다에 떨어뜨리고, 정해진 시간에 최대한 많은 고기를 잡는 것이다. 이날 대회는 4시간 동안 잡은 물고기의 총 중량으로 10위까지 순위를 매겼다. 총상금 규모는 1000만원.
제주에서 참가한 ‘동광’팀이 합산 무게 1.865㎏(31마리)를 기록해 우승 상금 300만원을 거머쥐었다. 2위는 1.779㎏(28마리)를 잡은 ‘하늘천사(도외)’, 3위는 1.098㎏(19마리)를 기록한 ‘유림어스1(도외)’이 차지했다.
‘2025 제주 글로벌 미래우주항공 컨페스타’ 부대 행사로 제주도와 세계일보가 주최한 이날 대회는 도내외에서 가족 단위나 동호회, 직장인 등 다양하게 손발을 맞춘 74개팀(제주도내 53개팀, 도외 21개팀)이 대한민국 최남단 바다에서 드론낚시의 진수를 보여줬다.
김기범 사계리 어촌계장은 “맑은 바다와 풍부한 해양자원을 가진 마을 바다에서 대회가 열리면서 해양레저의 최적지, 관광 명소로 더욱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드론낚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 정보기술(IT)의 집약체인 드론과 해양레저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대중 레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는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진명기 제주도 행정부지사, 박상춘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 문대준 모슬포수협 조합장 등이 참석했다.
진명기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환영사에서 “이번 드론 낚시대회는 첨단 기술과 여가 활동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드론문화 체험의 장이 될 것”이라며 “이 대회를 통해 제주에서의 드론 활용성과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고 제주가 대한민국 드론 산업의 중심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은 축사에서 “전통적인 낚시와 첨단 기술인 드론을 접목해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며 “이 대회가 더욱 발전해 제주가 레저와 첨단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문화 관광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기식 세계일보 사장은 박찬준 상무가 대독한 대회사에서 “이번 대회는 ‘제주 글로벌 미래항공우주 컨페스타’의 주요 행사로, 드론 산업의 저변 확대와 새로운 콘텐츠 창출을 목표로 진행했다”며 “제주에서 처음 열린 드론낚시대회였고, 그 현장은 참으로 역동적이었다. 드론과 낚시의 만남은 단순한 레저를 넘어, 기술이 바다 위에서 ‘대어’를 낚아 올리는 짜릿한 순간을 선사했다. 오늘 낚아 올린 물고기는 단지 바다의 수확만이 아니라, 드론이라는 미래 산업의 가능성과 창의력이 함께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일보는 드론 산업이 AI(인공지능)·5G 등 첨단기술과 결합해 미래 모빌리티와 산업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꾸준히 노력해 왔다”며 “드론이 다음 세대의 꿈과 가능성을 낚아올리는 ‘상징적 대어’가 될 것이라 확신하며, 제주도와 함께 그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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