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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전쟁이냐 평화냐”… 美에 도전장

입력 : 2025-09-03 17:48:22 수정 : 2025-09-03 21:13:20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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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시진핑·푸틴·김정은, 톈안먼 망루 나란히
트럼프 “美에 대항할 음모 꾸며” 비꼬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세계가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고 강조하며 미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시 주석 양옆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리해 반미, 반서방을 기치로 한 북·중·러의 결속을 확실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 대항할 공모를 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북·중·러 ‘反美 결속의 박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 베이징 톈안먼 망루에 나란히 올라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승리 8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1959년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 열병식 이후 66년 만이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역사는 인류의 운명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경고한다”며 “모든 국가와 민족이 서로를 평등하게 대하고 화합하며 서로 도울 때만 공동의 안보를 유지하고, 전쟁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며, 역사적 비극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에 나서며 국제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미국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중국 인민은 역사와 인류 문명의 진보라는 올바른 길에 굳건히 서서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며, 세계 각국 인민과 함께 인류 운명 공동체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승절 행사가 시작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미국에 대항할 음모를 꾸미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에게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해 달라”고 비꼬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3일(현지시간)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리는 베이징 톈안먼 광장으로 걸어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열병식은 이날 오전 8시30분(현지시간)쯤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톈안먼 북쪽 돤먼 남쪽 광장에서 각국 지도자들을 영접하며 시작됐다. 26개국 정상과 한국을 대표한 우원식 국회의장 등 각국 고위 인사들이 줄지어 시 주석 내외와 인사를 나눴고, 마지막에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입장했다. 본행사에서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푸틴 대통령이, 왼쪽에 김 위원장이 자리를 잡았다.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탈냉전 이후 처음으로, 1959년 김일성·마오쩌둥·흐루쇼프 회동 이후 66년 만에 3개국 정상이 톈안먼 망루에 선 것이기도 하다. 중국 측 인사로는 리창 총리,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현직 지도부 7명 모두와 원자바오 전 총리 등 정치 원로들이 참석했다.

 

열병식은 시 주석이 군을 사열하는 ‘검열’과 각 부대가 톈안먼광장을 행진하는 ‘분열’ 두 단계로 약 70분간 이어졌다. 최신예 전투기와 폭격기, 전 지구를 사정권으로 하는 핵 탑재 미사일 둥펑(DF)-5C, 2019년 공개된 DF 41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자어리 미사일 DF-61이 공개됐다. ‘중국판 패트리엇(PAC-3)’으로 알려진 요격 미사일 훙치(HQ)-29 등 방공시스템도 관심을 모았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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