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일 전승절 열병식에서 전 지구를 사정권으로 하는 핵 탑재 미사일 둥펑(東風·DF)-5C를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DF-5C의 행진을 나란히 지켜봤다. 기존 DF-5B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DF-5C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대륙간 전략핵미사일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전략 반격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으로 타격 범위가 전 세계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날 열병식에는 장거리 미사일 DF-61도 첫선을 보였고, ‘괌 킬러’로 불리는 DF-26의 개량형인 DF-26D도 등장했다. DF-26D의 최대 사거리는 5000㎞ 정도로 ‘제2 도련선’인 괌까지 도달 가능하며 주일 미군기지나 필리핀해 타격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제1 도련선은 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연결하는 선으로 중국 연안에서 비교적 가까운 해역을 말한다. 제2 도련선은 그보다 바깥쪽으로 일본 본토 남부∙괌(미국 영토)∙사이판∙팔라우를 잇는 선을 의미한다.
미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DF-26D가 인도태평양의 세력 균형을 기울어지게 했다”며 “DF-26D 때문에 대만에서 유사 사태 발생 시 미 항공모함이 대만해협 1000㎞ 밖에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병식에는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및 일본의 SM-3 요격 시스템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ICBM DF-41도 등장했다. 이는 최대 사거리가 1만4000㎞ 정도로 지구상의 거의 모든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무기다.


DF 계열뿐만 아니라 미 항공모함을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잉지(鷹擊·YJ)-21 극초음속 미사일 등 YJ 계열 미사일, 미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JL)-3 등 JL 계열 미사일도 모습을 드러냈다.
공격무기뿐 아니라 ‘중국판 패트리엇(PAC-3)’으로 불리는 요격 미사일 훙치(紅旗·HQ)-29 등 방공시스템도 공개됐다. 열병식 상공에는 젠(殲·J)-20S와 J-35A 등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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