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쌩쌩 달릴 수 있도록 개혁의 페달 힘차게 밟아 추석 전 끝내야”
중수청 소관 두고 당정 갈등…“이견 없도록 정리” 수습했지만, 미묘한 온도차
“검찰개혁 중요쟁점에 대해선 해법 마련을 위해 국민 앞에서 합리적으로 논쟁하고 토론하라” (이재명 대통령, 29일 국무회의)
“개혁은 자전거 페달과 같다. 자전거 페달을 밟지 않으면 자전거는 쓰러진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같은 날 페이스북)

검찰개혁의 세부 조율 사항을 두고 당정이 입장차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후 “이견이 없도록 정리하겠다”며 봉합에 나섰지만, 검찰개혁 속도전을 둘러싼 당정 간 미묘한 온도 차는 여전히 감지된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관할 부처 문제나 검찰의 보완수사권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추석 연휴 전까지 당정이 얼마나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에서 검찰개혁에 대해 “권력 집중으로 인한 권한 남용 방지 대책, 수사권을 원활하게 운용하는 등의 근본적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강유정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보여주기식’은 안 된다”며 “실질적 안을 도출해야 하고 서로 다른 생각이 있다면 토론 문화를 장착해 어떤 부분이 대안이 되고 부족한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더 합리적이고 국민 이익에 부합하는 검찰개혁 안을 마련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은 심지어 (토론을) 주재할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다”며 “충분히 열린 자세로 토론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도 전했다.
앞서 당정은 추석 연휴 전에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의 대원칙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처리하는 데 합의했지만, 수사·기소 조직 구성 방안을 놓고는 이견을 보였다. 특히 검찰 내 특수부 역할과 유사한 중수청을 법무부 산하에 둘 것인지, 행정안전부 아래 둘 것인지를 놓고 공개 충돌하기도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중수청을 경찰 조직이 있는 행안부 산하에 두면 권한이 한 부처에 과도하게 집중돼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안에 반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당 특위 위원장 민형배 의원이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하며 갈등 조짐이 일었으나,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정 장관과의 분임토론 후 “당정이 충분히 논의해 이견이 없도록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발표하며 이상 기류는 일단락됐다.
다만 개혁 속도를 둘러싸고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주요 쟁점 토론 필요성을 강조하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한 이 대통령과 달리, 같은 날 정 대표는 “쌩쌩 달릴 수 있도록 개혁의 페달을 힘차게 밟아야 한다. 추석 전에 끝냅시다. 아니 끝내야 한다”며 속도전을 시사했다.

정 대표는 “개혁의 시기를 놓치면 반드시 반개혁의 저항이 제2의 밀물처럼 밀려온다”며 “실망한 지지자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내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우자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지금 개혁의 페달을 밟지 않으면 개혁의 자전거는 쓰러진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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