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조직적 지원 받은 의혹 등
특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적시
권 “조사 성실히 응했는데 영장
특검 수사 야당 탄압 위한 흉기”
공천개입 윤상현·양평특혜 김선교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 추경호
수사선상 국힘 의원 최소 7명 달해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이 조사 하루 만인 28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청구한 배경에는 권 의원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만큼 증거인멸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의원이 불체포특권을 포기했지만 법규상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는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 의원 구속영장에는 2022년 1월 윤영호(구속기소)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 행사 지원 등을 요청받으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가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2022년 2∼3월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 갔다는 의혹, 통일교 지도부의 해외 원정도박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흘려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과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권 의원을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권 의원이 대선과 총선 등에서 통일교 측의 조직적인 지원을 받는 대가로 교단 현안이나 교계 인사의 공직 천거 등에 도움을 준 게 아닌지도 살펴보고 있다.
현역 의원은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갖기 때문에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가결해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다. 권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 과거에도 내려 놓았듯 이번에도 스스로 포기하겠다”며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는 “문재인정권 때도 같은 방식으로 저를 기소했지만 결국 대법원 무죄 판결로 결백을 입증했다”면서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법규상 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절차는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범이 아니면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는 헌법 제44조의 적용을 받은 현직 의원은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법원의 영장심사가 열린다. 국회법에 따르면 구속영장 청구서를 접수한 관할 법원은 정부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제출하고, 정부는 국회에 체포동의를 요청해야 한다. 국회의장은 요구서를 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본회의를 열어 표결에 부쳐야 한다. 시한을 넘기면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한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되고, 가결 시 영장심사 기일이 정해진다. 부결 땐 법원은 심문 없이 영장을 기각한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수 과반 이상(166석)을 차지하는 만큼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권 의원은 2023년 3월 당시 민주당 대표이던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기 위해 국민의힘 의원 50여명과 함께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언한 바 있다. 권 의원은 2018년 강원랜드 채용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도 불체포특권을 포기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임시국회 원 구성이 안돼 본회의를 열지 못해 체포동의안 표결을 할 수 없었다는 차이가 있다.
권 의원은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선 “전날 13시간 넘게 특검 조사에 성실히 응했고 공여자들과의 대질 조사까지 요청했지만 특검은 충분한 자료 검토도, 대질신문도 생략한 채 ‘묻지마 구속영장’을 졸속 청구했다”면서 “특검에게 수사란 진실 규명이 아닌 야당 탄압을 위한 흉기라는 걸 인정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을 시작으로 3대 특검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까지 특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거나, 압수수색을 받은 의원은 알려진 것만 7명이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당시 국민의힘 소속)는 2022년 6·1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함께 공천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업무방해 혐의로 각각 김건희 특검에 입건됐다.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은 2011∼2016년 경기도 양평군수로서 김건희 일가가 운영하는 ESI&D에 공흥지구 개발사업 특혜를 줘 양평군에 손실을 입혔다는 의혹으로 지난달 25일 압수수색 대상이 됐고, 소환조사도 임박했다는 평가다.
12·3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 전화를 받고 소속 의원들의 국회 계엄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는 추경호 의원은 내란 특검(특검 조은석)의 국회사무처 압수수색 영장에 피의자로 적시됐다. 임종득 의원과 이철규 의원은 각각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기록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고 회수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기독교계 구명로비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채해병 특검(특검 이명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이밖에 국민의힘 윤한홍·조은희·조경태·김예지 의원은 특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나경원 의원은 내란선동·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으로 특검에 고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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