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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또 때리면 죽인다” 잔소리에…형→부→모 살해 뒤 ‘드르렁’ [사건 속으로]

입력 : 2025-08-28 19:05:00 수정 : 2025-08-28 22:14:12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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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男, 김포 주택서 부모·형 차례로 흉기 살해
‘쉬는데 귀찮게 한다’ 母 폭행…훈계한 형에 앙심
‘정신병’‘살인’ 등 폰 검색…현장서 잠자다가 체포
“우발적 범행” 진술…첫 재판서 “혐의 모두 인정”

“집 앞에 핏자국이 있어요!”

 

지난달 11일 오전 10시54분쯤 다급한 신고를 받은 경찰은 경기 김포 하성면의 한 단독주택으로 출동했다. 방 안에서는 70대 남성과 30대 남성이, 부엌에서는 60대 여성 등 일가족 3명이 사후강직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방에서 자고 있던 30대 남성 A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하루 전날 부모와 형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 자택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지난달 13일 경기 김포시 한 단독주택에서 부모와 형 등 일가족 3명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부천시 원미구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왼쪽은 사건 현장. 연합뉴스·뉴시스

 

프리랜서 웹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A씨는 일감이 끊기자 지난 6월 중순부터 부모 집인 해당 주택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 사실상 무직 상태였던 그는 범행 당일인 지난달 10일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수입이 끊긴 자신을 걱정하자 ‘쉬고 있는데 왜 귀찮게 하느냐’는 생각에 화가 나 맨손으로 벽을 치고 어머니의 머리를 때렸다.

 

손을 다친 그는 119구급대원에 의해 형과 함께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형이 “다시 그러면 죽여버리겠다”고 말하자 치료 중 말다툼을 벌이고 곧장 귀가했다. A씨는 귀가 과정에서 휴대전화로 ‘정신병’ ‘살인’ 등을 검색하며 관련 기사를 읽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와 형 일가족 3명이 살해당한 경기 김포의 한 주택 앞에 지난달 11일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김포=연합뉴스

 

이후 A씨는 사건 당일 오전 11시쯤 집에서 컴퓨터를 하던 형 뒤로 다가가 흉기로 살해한 다음 이를 목격한 아버지를 살해했다. 이어 2시간 뒤인 오후 1시쯤 귀가한 어머니까지 차례로 살해했다.

 

경찰은 다음 날인 11일 오전 현관 앞에서 혈흔을 발견한 어머니의 지인 신고로 출동해 집 안에 있던 A씨를 붙잡았다. 신고자는 직장 동료인 A씨 어머니가 출근하지 않아 집으로 찾아갔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현장에서는 A씨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와 혈흔이 발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형이 훈계해서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부모와 형 등 자신의 가족 3명을 살해한 30대 남성 A씨가 지난달 13일 오후 경기 부천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부천=뉴스1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여현주)는 지난 18일 존속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A씨 변호인은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범행 특성 등을 들어 A씨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재판부에 청구했다. A씨의 다음 재판은 10월15일 같은 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존속살해가 매해 꾸준히 잇따르면서 단순 처벌을 넘어서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벌어진 살인사건 피의자 절반은 가족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2024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살인 혐의 피의자 276명 가운데 배우자·부모·자녀·친인척 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는 131명(47.5%)에 달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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