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애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볼 때
나는 기분이 아주 좋다.
걔들이 나와 눈을 맞출 때
걔들이 나를 자기들의 동류(同類)로 여기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어린아이들이 나를 자기들 동류로 여겨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라면
그 시선의 축복은 한량없는 것이 아니랴.
-계간지 ‘문학과사회’(2024년 가을호) 수록
●정현종
△1939년 서울 출생. 1965년 ‘현대문학’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사물의 꿈’, ‘나는 별아저씨’,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한 꽃송이’, ‘세상의 나무들’, ‘갈증이며 샘물인’, ‘견딜 수 없네’, ‘광휘의 속삭임’ 등 발표. 한국문학작가상, 연암문학상, 이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미당문학상, 경암학술상, 파블로 네루다 메달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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