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는다. 상임위원회 간사는 재선 의원이 맡는 관례를 깨고 당 원내대표를 지낸 5선 중진을 임명한 ‘파격’ 인사다. 6선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법사위원장직을 맡음에 따라 핵심 상임위인 법사위에서의 대여투쟁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도 “추·나대전이 예고된다”는 기대감이 나왔다.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나 의원께서 법사위로 오셔서 간사 역할을 해주시기로 하셨다”고 밝혔다.
야당 법사위 간사로 활동했던 장동혁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며 공석이 됐던 간사직은 현재 박형수 의원이 임시로 수행 중이다. 박 의원이 기존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로 돌아가고, 산자위 소속이던 나 의원은 법사위로 옮겨 간사직을 맡게 된다.
유 수석부대표는 “당에서 5선에, 원내대표를 지낸 분이 간사를 하는 것이 맞느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제 저희가 틀을 깨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선수와 상관없이 저희가 전투모드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갖고 있는데,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해야 했다”며 “추 법사위원장의 일방적인 폭주를 막아낼 수 있도록 국민 한 분이라도 더 설득하겠다”고 했다. 나 의원은 원내지도부의 간곡한 요청에 간사직을 맡기로 결심했다고도 전했다.
각종 입법의 ‘관문’ 역할을 하는 법사위는 여야가 가장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는 상임위 중 하나다. 이춘석 전 법사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위원장직에 6선의 추 의원이 임명되면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각종 개혁 입법의 ‘강공 드라이브’가 예고된 상황이기도 하다. 이에 국민의힘은 추 법사위원장에 맞설 대항마로 5선의 나 의원을 내세운 것이다.
‘강한 투쟁력’을 주무기로 삼는 두 의원의 ‘정면 대결’이 예상되면서 정치권의 관심도 커진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야당의 투쟁 의지를 상징하는 인사”라며 “법사위를 정쟁에 악용한 민주당의 민낯을 국민께 제대로 알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추미애법사위’는 거대 의석을 앞세워 일방적인 의사진행을 일삼으며 의회폭거를 자행하고 있다”며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의 ‘나경원법사위’는 압도적 논리와 실력으로 야만적 상임위를 정상화할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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