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의원 “부결 다행이지만 내란의 늪 언제쯤 벗어날까”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나는 국회의원으로서 옳은 선택을 하고 있는가”라고 자문하면서 국민의힘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고민정 의원은 27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회 회의장에 앉아 있을 때면 문득문득 12월3일이 떠오른다”며 이같이 운을 뗐다.
고 의원은 “오늘 국민의힘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변호인과 계엄 찬성자를 인권위원으로 추천했다”며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고 하는 국회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 현실에 모욕감마저 들었다. 마치 국회가 국민의힘에 의해 유린당한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다행히 민주당과 여러 다른 야당들의 힘으로 두 인권위원을 부결시켰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동시에 끝나지 않는 내란의 늪에서 언제쯤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까 답답해졌다.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하고 싶은 간절한 밤”이라고 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도 고 의원은 “국회 예결특위 결산 심사 둘째 날, 국민의힘이 또다시 내란을 옹호하고, 인권의 가치를 무시하는 반인권적 사고를 가진 인물들을 국가인권위원으로 추천했다”며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협치를 파괴했다’며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했다”고 짚었다.
앞서 이날 오후 국민의힘이 추천한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비상임위원 선출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국회는 이상현 숭실대 국제법무학과 교수와 우인식 법률사무소 헤아림 변호사를 각각 국가인권위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으로 선출하는 안건을 무기명 투표에 부쳤으나 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주도로 인권위원 선출안이 부결되자 “독재 타도”를 외치며 반발한 뒤 퇴장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본인들 뜻에 맞지 않는다고 매도하고 왜곡해서 선출안을 부결하면 대한민국 인권이 좋아지나. 정당정치의 기본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회에서 민주당이 보여주는 독재의 모습은 대한민국 흑역사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 “내란 공범 사퇴하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인권위원 선출안을 자율 투표에 맡기기로 했는데, 이번 인권위원 내정자를 두고 “반인권적 인사” “내란 옹호 세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교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를 주장했던 강경보수 성향의 교수 단체인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회원이며 보수 기독교단체인 ‘복음법률가회’ 실행위원으로 활동했던 이력 등으로 인해 친여권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비판이 나왔다. 우 변호사는 탄핵정국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안 기각을 주장한 이력이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달 지영준·박형명 변호사를 인권위원 후보자로 추천했지만, 이들이 차별금지법에 반대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는 점이 알려지자 추천을 철회한 바 있다.
고 의원은 이 교수가 “성 경험이 있는 10대들의 진학률이 떨어진다”거나 동성애를 질환으로 규정한 발언을 했고, 우 변호사는 지난해 “우리나라 독립이 어떻게 보면 도둑처럼 갑자기 온 측면이 있다”며 독립운동을 깎아내리는 뉴라이트 주장을 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국민의힘이 생각하는 인권이 정말 이런 것이냐. 알면 알수록 모욕적”이라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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