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민들 민원 1위는 주차 문제
편의 개선 경쟁… 분양단지 차별화 나서
세대당 1.5대이상 공간 마련 단지 선봬
삼성물산, 개포우성7차 ‘AI 주차장’ 제안
차량 관리… 최단 경로·최적 위치 등 제공
주차 문제가 아파트 입주민들의 골칫거리로 계속 부각되자 분양시장에서 ‘주차 프리미엄’을 내세우는 단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넉넉한 주차 공간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AI) 기술을 집약한 최첨단 시스템의 지하 주차장 도입을 제시하면서 시장의 눈길을 끄는 모습이다. 입주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단지 고급화 전략 속 주차 편의 개선 경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27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공동주택관리정보 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8월 입주한 아파트(분양 단지)의 단지별 평균 주차 대수는 1.36대로 집계됐다. 세대당 주차 대수는 2023년 1.30대, 지난해 1.35대 등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지만, 여전히 넉넉하다고 느끼기엔 미흡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집에 찾아오는 손님이나 택배, 공사 등 외부 차량까지 수용할 수 있으려면 약 1.5대가 넘는 주차 공간을 마련해야 넉넉하게 주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주차 관련 문제는 입주민들의 고질적인 불편 사항으로 꼽힌다. 아파트 생활 지원 플랫폼 아파트아이가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된 민원 10만여건을 분석한 결과, 주차 문제(33%)가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며 입주민들이 가장 큰 불편을 느끼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소음(20%)’, ‘흡연(19%)’보다 주차 문제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민원 유형도 주차 공간 부족, 이중주차, 외부 차량 주차 등으로 다양하다. 주차 관련 민원은 전년도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는데, 이번 조사에서 비중이 4%포인트 늘었다.

이에 따라 분양시장에서는 세대당 1.5대 이상의 주차 공간을 마련한 단지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에 나선 ‘대구 범어 2차 아이파크’는 1.86대의 주차 공간을 마련했으며, 최근 부산 수영구에 공급된 ‘써밋 리미티드 남천’도 지역 최고 수준인 세대당 2.17대의 넉넉한 주차 공간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쾌적한 주차를 위한 공간 확보뿐 아니라 입주민들이 주차와 차량 관리를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단지 주차장에 도입하려는 사례도 눈에 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조합에 AI 기술을 적용한 지하주차장 구현을 제안했다.
우선 ‘AI 통합 주차유도 서비스’를 통해 입차 시 차량번호를 실시간 인식하고, 입주민 차량의 경우 주차 데이터를 분석해 평소 선호하는 주차 위치나 거주 동과 가까운 지점으로 추천·안내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방문자 차량에도 사전 예약된 정보를 바탕으로 방문 대상 동까지 최단 경로와 최적 주차 위치를 제공한다.
지하주차장을 실시간 자동 모니터링하는 ‘AI 주차관리 서비스’는 이동 없이 장기간 주차된 차량이 있을 때 배터리 방전, 타이어 공기압 부족 등의 문제점을 알려주는 기능을 갖췄다. 또 전기차 충전구역과 장애인 주차구역 내 불법주차나 이면주차가 발생하면 빠른 조치가 이뤄지도록 안내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일상의 불편함을 혁신적 기술로 해결하면서 미래형 주거 단지의 새로운 기준이 되는 공간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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