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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에 머문 청춘’…전주시 기록 사진 특별전

입력 : 2025-08-26 17:05:46 수정 : 2025-08-26 17:05:45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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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사진 속에서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번진다. 1954년 풍남국민학교에 갓 입학한 101명의 얼굴, 교복의 주름 사이로 설렘과 두려움이 묻어난다. 1965년 전주기전여고 체육대회에서는 학생들이 가장행렬로 운동장을 누비고, 1974년 전라고등학교 운동장에서는 기마놀이로 함성이 쏟아진다. 그 시절의 청춘은 앨범 속에 머물러 있던 기록물이지만, 지금 전주 한옥마을역사관에서 다시 생생히 되살아나고 있다.

 

전주시는 다음 달 7일까지 한옥마을역사관에서 ‘다시 펼쳐보는 청춘의 한 장면’을 주제로 한 특별전을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특별전 '사진으로 되살아나는 청춘의 한 장면' 포스터

지난 6월 하얀양옥집에서 열렸던 ‘전주 기록사진 전시회’가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자, 이번에는 학창시절이라는 특별한 기억을 중심으로 다시 꾸며낸 것이다.

 

전시 공간에는 덕진공원과 풍남문, 향교, 경기전 등 전주의 주요 문화유적지를 배경으로 한 학생들의 일상부터 1937년 전주역 통학 장면, 1960년대 종합경기장 행사 장면까지 시대를 가로지른 사진 80여 점이 걸려 있다.

 

사진만 있는 건 아니다. 교육사적 의미가 큰 희귀 교과서 8점도 함께 공개한다. 미 군정기 발행본인 1946년 초등 지리교본, 1947년 초등 셈본과 이과 교재, 1949년 중등 사회생활 교과서까지 한 세대의 배움과 성장의 시간을 그대로 담은 자료들이다. 모두 조촌공립국민학교에서 실제 사용되던 것들로, 한 기증자가 수십 년 동안 소중히 보관하다가 전주시민기록관에 기증해 오늘에 이르렀다.

 

사진 속 아이들은 어느새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됐을지 모른다. 그러나 기록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번 전시는 전주라는 도시의 기억이자, 우리 모두의 청춘이 가진 보편적 풍경을 다시금 불러낸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시민들이 간직해온 귀한 기록 덕분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민간 기록물을 중심으로 전주만의 기억을 공유하고, 기록의 책임을 함께 나누겠다”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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