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슈퍼주니어가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22~24일 단독 콘서트 ‘슈퍼 쇼 10(SUPER SHOW 10)’을 열고 3일간 3만명의 팬과 함께 데뷔 20주년을 자축했다.
‘슈퍼 쇼’는 슈퍼주니어의 월드 투어 콘서트 브랜드로, 전 세계 30개 이상 지역에서 194회 공연을 열어 약 330만명을 동원하는 기록을 세웠다.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포문을 연 10번째 투어는 다음달 홍콩과 자카르타, 10월 마닐라, 멕시코시티, 몬테레이, 리마, 산티아고, 11월 타이베이, 방콕, 12월 나고야, 2026년 1월 싱가포르, 마카오, 쿠알라룸푸르, 가오슝, 3월 사이타마 등 전 세계 16개 지역에서 진행된다.
특히 이번 투어는 슈퍼주니어 데뷔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르다. 슈퍼주니어는 2005년 1집 ‘슈퍼주니어05(Super Junior05)’로 데뷔해 ‘쏘리 쏘리’, ‘미인아’, ‘유(U)’ 등의 히트곡을 내며 2세대 대표 아이돌 그룹으로 활약했다. 멤버들은 팀 활동 외에도 연기, 예능, 유닛(소그룹), 솔로 가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날 무대에 오른 멤버들은 “20년간 ‘엘프’(팬덤명) 여러분과 함께하며 행복하고 좋은 추억도 많았다. 그만큼 아프고 슬픈 일도 참 많았던 것 같다”며 “그럴 때마다 멤버들과 ‘엘프’가 함께 울고, 걱정하고, 기도해 줘서 20년 동안 활동해 올 수 있었다”고 지난 20년을 돌아봤다.



멤버들은 말로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팬들에게 20년간의 사랑을 보답했다. 3시간30분이라는 단독 콘서트에서 이례적일 정도로 긴 공연 시간은 물론이고, 세트리스트 및 퍼포먼스 구성(은혁), VCR 연출(신동), 관객 인터랙티브 기획(이특), 스타일링 아이디어(예성), 악기 연주(희철) 등에 멤버들이 참여했다.
또한 22일 공연은 일본, 영국, 홍콩 등 14개 지역 극장에서 라이브뷰잉으로 중계됐고 23~24일 공연은 비욘드 라이브 및 위버스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돼 전 세계 엘프들과 함께 했다.
무대의 시작은 슈퍼주니어의 데뷔곡 ‘트윈스’였다. 메인 무대가 갈라진 뒤 레이저와 조명 사이로 등장한 슈퍼주니어는 힘 있는 보컬과 랩, 그리고 칼군무로 2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하게 했다. 이어진 ‘유’와 ‘너라고’, ‘블랙 수트’ 등에서도 칼군무는 물론이고 감성적인 보컬로 팬들의 환호와 떼창을 불러일으켰다. 슈퍼주니어-M ‘미’, 슈퍼주니어-T ‘로꾸꺼!!!’, 슈퍼주니어-해피 ‘파자마파티’ 등 유닛곡도 선보였다. ‘미스터 심플’, ‘미인아’, ‘쏘리쏘리’, ‘돈 돈!’까지 20년 역사를 가진 슈퍼주니어의 히트곡도 쉴 새 없이 쏟아졌다.



팬들은 환호와 떼창으로 응원했으며, 멤버들도 열정적인 무대로 화답했다. 멤버들은 ‘아이 노(I Know)’를 부를 때는 X자 모양의 리프트를 타고 무대 위로 떠올랐고, ‘너 같은 사람 또 없어’에선 무대 아래로 내려와 팬들과 하이 파이브를 했다. 멤버 김희철은 ‘쏘리쏘리’ 무대에서 드럼을 직접 연주하며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이특은 ‘돈 돈!’ 무대에서 상의를 벗어던지기까지 했다. 규현은 공연 도중 발목 부상을 당했지만 의자에 앉아서 무대를 함께 했으며, 앙코르 무대에선 우산을 목발처럼 짚고 끝까지 멤버들과 함께 하는 열정도 보였다.
그렇게 3시간30여분 동안 본 공연 28곡과 더불어 앙코르곡까지 31곡을 선보인 슈퍼주니어는 왜 아직도 ‘현재진행형’인지를 실감 나게 했다. 팀의 리더인 이특이 “우리 평균 나이가 40세가 넘고, 멤버들의 나이를 합치면 약 360살이다. 3일 공연은 저희에게 쉽지 않다”면서도 “많은 사람이 ‘쟤네 지칠 거다’ 혹은 ‘힘들어서 무대 한두 곡하고 멘트나 계속하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쟤네 이러다 20년, 30년 더하겠다’라고 느낄 정도로 열심히 하겠다”고 했던 말이 부족하지 않았다.
이날 공연이 열린 케이스포돔 인근은 30도를 훌쩍 웃도는 폭염에도 일찌감치 많은 팬이 몰렸다. 팬들은 포토존에 길게 줄을 서 기념사진을 찍거나 포토 카드를 교환하며 공연을 기다렸다. 공연장도 3일 동안 시야제한석까지 포함해 전석 매진시켰다.


공연 말미 슈퍼주니어는 “무대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3일간의 사랑 덕분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 건강하게 해외 투어까지 잘 마치겠다”고 다짐하며 무대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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