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정책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일본 순방을 마치고 미국으로 향하는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북 정책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제한 없이 필요한 얘기는 다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쁜 이야기가 아니면 다해 봐야죠, 자주 있는 기회도 아니고”라며 “북한 문제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니까 핵 문제든, 북한 문제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관한 것은 대한민국 안보 문제에서 제일 중요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 얘기는 누가 하든지 아마 한 번쯤은 해 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든다”면서 “길을 한번 만들어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이재명정부의 대북 선제 조치 등과 관련 “이재명은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위인이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위인 되기를 기대하나 보다 이 생각이 얼핏 들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부부장의 그 성명을 보고 화가 나거나 전혀 그러진 않았다”면서 “일부 표현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다, 큰 흐름 중에 돌출 부분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정부가)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 북한을 심히 자극했던 것 같은데, 북한으로서는 참으로 참기 어렵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한편으로는 한다”면서 “그렇다고 저는 그쪽 편드는 종북이라는 소리는 절대 아닐 말씀이고, 국정을 하다 보면 외교, 안보 정책을 판단하다 보면 상대의 입장이라는 것을 생각 안 할 수가 없다”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남북 긴장 관계가 2017년 문재인정부 초기와 같이 긴장이 고조돼 있지만, 2018년의 남북 대화 국면처럼 극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당시 상황과는 비슷하지 않고, “훨씬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불신도 매우 깊어졌고, 적대감도 매우 커졌고, 북한의 핵무기 또는 미사일 개발 정도도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또 주변국 관계도 많이 나빠졌다. 지금은 더구나 세계 평화 또는 다른 나라의 입장, 동맹의 입장 이런 고려보다는 자국의 이익, 이게 더 중요한 그런 상황이 돼서 객관적으로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매우 상황은 안 좋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또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대화, 소통, 협력의 필요성,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이 가야 될 한반도 정책, 이것은 변함이 없는 것”이라며 “어쩌면 상황이 나빠진 만큼 필요성은 훨씬 더 커졌다, 그러니까 노력도 과거보다 몇 배는 더 들여야 현실적인 성과들이 조금이라도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총리가 과거사에 대한 입장을 원론적인 수준에서만 언급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지적당할 것도 각오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일이라고 하는 게 한꺼번에 우리가 만족할 수준으로 완전하게 다 해결되면 가장 좋지만 세상에 그런 일은 없다. 언제나 상대가 있기 마련”이라면서 “상대 입장에서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완벽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럴 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게 사실은 정치권에 많이 있는 풍조 중 하나”라면서 “비난받더라도 또는 불충분하다고 비판받더라도 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한 일 중에 손해 본 건 없지 않습니까, 얻은 건 있지, 한꺼번에 더 많이 완벽하게 얻지 못했다고 해서 일부 얻는 행위마저 하지 않으면 진척이 없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거사 문제나 영토 문제 분명히 있고 시정해야 된다. 그러나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경제문제, 안보문제, 기술협력 문제, 기후사회 문제, 국민들 간에 교류 협력 문제를 다 팽개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첫술이니까, 첫술에 배부르려 하면 체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조금만 더 시간 주시면 훨씬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고 과거사 문제나 영토 문제 등에 있어서도 더 가시적인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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