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탈 아동·청소년이 국내 아동·청소년보다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1.3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동경희대병원 홍민하 교수 연구팀은 북한이탈 아동·청소년 1618명과 국내 아동·청소년 30만8000여 명의 15년 데이터를 통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등 주요 정신질환 발병률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결과 PTSD, ADHD, 주요우울장애(MDD), 양극성장애, 불안장애 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특히 정착 초기 2년뿐 아니라 15년 이상 경과 시점까지도 정신질환 발생 위험의 격차가 유지됐다. 일시적 적응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위험 요소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앞서 지난 2022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북한이탈주민이 국내 일반 성인보다 정신질환 위험을 비교한 바 있다. 당시 연구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정신질환 위험이 일반 성인보다 약 2.1배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번 연구는 북한이탈 아동·청소년 집단의 정신질환 발생 양상을 시간 흐름에 따라 통계적으로 체계화한 첫 분석 결과다.
홍민하 교수는 “전혀 다른 사회·정치 환경에서 성장한 배경으로 인해 정신건강 측면에서 누적된 취약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연구는 환경 요인이 실제 정신질환 발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증적으로 확인한 사례로, 향후 난민 아동·청소년을 위한 의료·교육정책 수립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JAMA)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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