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한하다. 20년 2개월 만에 9연패 늪에 빠졌는데, 여전히 3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연패에 빠지기 전에 꽤 많이 벌어놓은 덕분이기도 하지만, 4~5위권 팀들도 좀처럼 치고 올라오지 못하는 운도 따르고 있다. 롯데 얘기다.
롯데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와의 원정 경기에서 2-5로 패했다. 지난 6일 KIA전 7-1 승리 이후 13일째 승전보는 감감 무소식이다. 마지막 승리 후 치른 10경기에서 1무9패. 하나둘씩 쌓인 연패가 ‘9’까지 늘어난 건 2005년 6월14일 이후 20년 2개월 5일만, 일수로 따지면 무려 7371일 만이다. 시즌 성적은 58승4무54패로, 어느덧 승패마진은 5할 승률에서 +4밖에 남지 않았다.


이렇게 길게 지고 있는데도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신통하다. 4위 SSG(55승3무53패)부터 7위 NC(51승6무52패)까지 모두 최근 10경기 성적이 5승5패인 덕분이다. 물론 SSG와는 승차가 1경기, NC와는 2.5경기까지 줄어든 만큼, 이제 롯데도 가을야구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몰리긴 했지만, 아직은 3위다.
이날 경기는 두 팀의 새 외인 투수인 앤더스 톨허스트와 빈스 벨라스케즈의 맞대결로 주목을 모았다. LG 톨허스트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반면 벨라스케즈는 메이저리그에서만 선발로 144경기를 뛴 베테랑. 그러나 지난 12,13일 치른 데뷔전에서 희비는 엇갈렸다. 톨허스트는 KT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 벨라스케즈는 한화를 만나 3이닝 5실점으로 고전했다.

롯데로선 벨라스케즈가 데뷔전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연패를 끊어주길 바랐지만, 벨라스케즈의 공은 LG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4회 오지환에게 적시 2루타, 5회 문성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3점을 내줬다. 5이닝 3실점. 데뷔전에 비하면 다소 나아졌지만,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으르 내보내고 던진 승부수 치고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반면 톨허스트는 이날도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벨라스케즈에 완승을 거둠과 동시에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이름을 완전히 지워냈다.


롯데는 0-3으로 뒤진 8회 김현수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면서 추격의지가 완전히 끊겼다. 0-5로 뒤진 9회 장현식을 두들겨 2점을 만회했지만,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LG 마무리 유영찬을 상대로 윤동희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뒤집기는 실패했다. 김현수에게 맞은 투런포가 아니었다면 동점을 노려볼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롯데는 10연패를 막아내기 위해 20일 경기에는 나균안을 선발로 낸다. 나균안은 올 시즌 2승7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 중이지만, 8월 3경기에서는 17.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55에 퀄리티스타트도 2차례나 기록하며 호투 중이다. LG는 좌완 손주영이 선발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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