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 의혹 등 조사 7시간 만에 끝나
같은 날 소환 ‘키맨’ 건진·김예성
金과 3자 대질 신문은 안 이뤄져
특검, 20일 오전 재소환 통보에
金, 건강 이유 들어 “일정 조율”
통일교 前고위관계자 구속 기소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18일 구속 후 두 번째로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김씨가 구속 후 첫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진술을 거부하면서 조사는 7시간여 만에 끝났다. 김씨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구속)씨와 청탁 의혹 당사자인 ‘건진법사’ 전성배씨도 같은 시각 특검팀에 출석해 조사 받았다. ‘정점’ 김건희씨가 구속된 만큼, 특검이 각종 혐의의 ‘키맨’들을 상대로 기존 진술과 다른 답변을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특검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신도들의 조직적 당원 가입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2차 압수수색 시도를 하는 등 관련 수사도 이어갔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건희씨 조사와 관련해 “(김씨가) 대부분 진술거부권을 행사했고 간혹 ‘모른다’, ‘기억 안 난다’는 진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오전 9시43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도착한 김씨는 오후 4시37분 구치소로 돌아갔다. 점심식사와 조서 열람 등에 걸린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조사 시간은 총 3시간12분에 그쳤다. 김씨가 특검에 출석한 건 이번이 세 번째, 구속된 뒤로는 14일 첫 조사에 이은 두 번째다.
이날 오전 조사에서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신문이 이뤄졌다. 특검은 김씨를 상대로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박완수 경남지사·김진태 강원지사 등이 공천받은 경위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박·김 지사의) 공천에 개입한 바 없고, 그럴 권한도 없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오후 조사에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전주’(錢主)로 가담한 혐의를 받는 김씨가 주가조작을 사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캐묻는 질문이 이어졌는데, 김씨는 이 역시 ‘잘 알지 못 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김씨에게 20일 오전 10시 다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4차 조사에선 건진법사 청탁·통일교 관련 의혹에 대해 신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김씨 측은 건강 문제를 언급하면서 일정 조율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특검이 이날 오전 10시에 나란히 소환을 통보한 세 사람을 대상으로 대질신문 등을 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왔으나, 오 특검보는 “(소환 시각이) 우연히 겹친 것”이라며 “오늘 조사와 관련해 대질신문을 검토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집사 게이트’의 당사자인 김예성씨는 렌터카업체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가 2023년 HS효성과 카카오모빌리티, 신한은행 등 대기업과 금융·증권사들로부터 투자받은 184억원 중 33억8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건진법사 전씨는 2022년 4∼8월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교단 현안 관련 청탁과 함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천수삼 농축차 등을 받은 뒤 이를 김건희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물건들을 모두 잃어버려 김씨에게 전달하지는 못했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이날 윤 전 본부장과 전씨의 측근인 브로커 이모씨를 구속기소했다.
특검은 전씨와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인들을 국민의힘에 당원으로 가입시켜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선거와 지난해 4월 총선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고자 이날 국회 본관 국민의힘 사무총장실 등에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에 이은 두 번째 시도다. 특검은 국민의힘에 당원 명부와 통일교인 명단을 대조하는 작업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씨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19일과 21일 특검 조사를 받는다. 19일에는 이 전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있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 피의자 조사가, 21일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참고인 조사가 예정돼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