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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잇단 아파트 화재 참사, 스프링클러 사각지대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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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18 23:07:20 수정 : 2025-08-18 2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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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일가족 중 어머니와 아들이 숨지고, 주민 1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은 20층짜리 아파트의 14층 한 세대에서 시작됐다. 950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 단지는 1998년 지어져 14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스프링클러가 없는 노후 아파트라 화재에 더 취약했을 수 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달 17일 경기 광명시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5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데 이어, 부산에서도 한 달 새 세 차례 화재로 6명이 숨지는 등 전국 각지에서 아파트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화재 원인은 다양했지만, 모두가 노후 아파트에 스프링클러가 없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2004년 이전 지어진 노후 공동주택 단지 4만4208곳 중 65%인 2만8820곳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화재 진압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스프링클러가 없다는 것은 위험을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달 2일 부산 기장군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어린 자매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사고를 단순한 우연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규정했다. 실효성 있는 종합 대책 마련도 지시했다. 이후 정부와 정치권이 화재 진압 시설이 미비한 아파트 등 공동주택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예산 문제로 노후 아파트에 대한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방안 등 개선작업은 더딘 상태다. 그렇다고 계속 뒷전으로 미뤄서는 안 될 일이다.

모자의 목숨을 앗아간 마포구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는 전동 스쿠터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배터리 팩이 발견됐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숨진 아들의 아버지는 아들이 평소 방 안에서 전동 스쿠터 배터리를 충전해 왔고, 화재 당시 배터리가 터졌다는 진술을 했다고 한다. 구체적인 화재 원인은 감정 기관의 정밀분석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이지만 정황상 방 안에서 충전 중이던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만약 배터리 폭발이 화재 원인으로 밝혀진다면 정부 및 배터리 제조사의 관리 강화와 안전점검도 뒤따라야 한다. 더구나 배터리 화재 사고는 날로 증가 추세가 아닌가. 안전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형 참사를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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