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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극한 호우에 3명 사망…곳곳 고립·침수 '물난리'

입력 : 2025-08-13 23:04:00 수정 : 2025-08-13 23: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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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로 잠겨 열차 5개 노선 운행 중단…경기도 비상대응 3단계 격상
서울·인천·경기·강원 산사태 경보 '심각'…호우특보 충남 확대

13일 시간당 100mm가 넘는 비를 뿌리는 비구름이 서해부터 수도권 북부지역을 차례로 관통하면서 인천과 경기북부, 강원 등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인천과 김포, 포천에서는 사망자가 3명 발생했다.

비가 내린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장화를 신거나 우산을 쓴 시민들이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고양, 의정부 등의 시내 주요 도로는 물이 차 자동차가 고립돼 구조 요청이 속출했고 저지대 주택과 상가 주민들은 갑작스레 불어난 물에 세간 살림을 챙기지도 못한 채 긴급 대피하거나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산림청은 이날 서울·인천·경기·강원지역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수도권에 내려진 호우특보는 강원·충남으로 확대됐다.

서해와 인천 지역 강우량은 이날 오후 10시 기준 영종도 255.5㎜, 김포 248.5㎜, 덕적도 241.9㎜, 무의도 218.5㎜ 등을 기록했다. 인천 옹진군 덕적도(덕적면 북리)에는 오전 8시 14분부터 오전 9시 14분까지 1시간 동안 149.2㎜의 기록적인 물벼락이 떨어졌다.

단시간 집중된 극한 호우에 피해가 잇따랐다.

집중호우가 내린 13일 인천 중구 운남동에서 차량이 빗물에 잠긴 도로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7시 20분께 인천시 중구 운서동 도로에서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지며 호수에 빠져 40대 운전자가 숨졌다.

오후 12시 14분께는 경기 김포시 고촌읍 대보천에서 차량이 떠내려가 뒷좌석에 있던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인천에서 접수된 호우 피해 신고는 모두 239건으로 집계됐다.

오전 11시 20분께 경인국철(서울지하철 1호선) 인천역 일대 도로가 물에 잠겨 주변 통행이 통제됐다.

집중호우 여파로 경인국철 주안역∼부평역 구간의 열차 운행이 오전 11시 10분부터 1시간가량 중단됐다.

집중호우가 내린 13일 인천역 일대 도로가 침수되어 있다. 연합뉴스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 승강장과 선로에도 빗물이 들어차면서 열차가 한때 무정차로 통과하기도 했다.

오전 11시 20분께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과 강남시장이 침수됐고 건물 지하에 있던 시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동구 송현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담장과 구조물이 무너져 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에 나섰다.

비구름은 경기북부 내륙지역으로 상륙해서도 거센 비를 쏟아냈다.

오후 10시까지 경기북부에는 고양 주교 233.5㎜, 양주 장흥 218.5㎜, 의정부 신곡 218.0㎜, 포천 광릉 211.0㎜ 등의 물폭탄이 떨어졌다.

수도권에 많은 비가 내린 13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랑로에서 차량이 침수된 모습. 연합뉴스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에 설치된 '주교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선 오전 11시부터 정오까지 105.0㎜의 비가 내린 것으로 기록되는 등 빗줄기는 단시간에 집중돼 피해를 야기했다.

오전 7시께 포천시 영북면 도로에서 스포츠 유틸리티(SUV)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신호등을 들이받아 조수석에 있던 70대 여성이 숨지고 운전자가 부상했다.

오후 1시 20분께 고양시 덕양구 내곡동 한 비닐하우스가 침수돼 시민 6명이 고립됐다가 119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비슷한 시각 의정부시 호원동 주택에서는 "집 안으로 물이 차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배수 지원을 하고 주민 1명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13일 인천 계양구 작전동의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에서 주민들이 주택 안으로 들어찬 물을 퍼내고 있다. 연합뉴스

오후 12시 30분께 양주시 만송동 도로에서는 차량 3대가 침수돼 탑승자 4명이 탈출하기도 했다.

또 오후 12시 46분께 양주시 장흥면과 오후 1시 27분께 백석읍의 산장 두 곳에서는 계곡물이 불어나 각각 12명과 24명, 총 36명이 고립됐다.

소방 구조대는 산사태와 도로 유실 우려 속에 로프를 이용한 구조 작업을 벌여 이들을 무사히 대피시켰다.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집중호우 관련 112 신고는 도로·차량 침수, 가옥·상가 침수, 신호등 고장 등 207건 접수됐다.

경기북부 지역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의정부시에서만 이날 폭우로 주택 침수 31건, 상가 침수 13건, 도로 침수 34건, 토사 유실 1건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고양시에서는 150여건의 피해가 신고됐는데 도로 침수 120여건, 주택 침수 26건 등이다.

호우에 따른 안전 문제로 지하철 3호선과 경의·중앙선, 경원선, 교외선 등 일부 구간의 열차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오전 11시 30분께 경의·중앙선 일산역∼수색역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고 이어 오전 11시 55분에 지하철 3호선 연장 일산선과 경원선 녹천-덕천역 구간 운행이 끊겼다. 고양시와 의정부시를 연결하는 교외선 전 구간도 선로 침수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집중호우로 인해 지하철 3호선 화정역이 침수되면서 구파발역~백석역 구간 운행이 중단된 13일 경기 고양시 화정역에서 한 시민이 운행 중지 안내문을 확인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배수 작업을 한 뒤 경의선은 오후 1시 25분께, 경원선은 1시 45분께, 일산선은 4시18분께 각각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교외선은 당초 14일 첫 열차부터 운행을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호우 예보와 시설물 복구 등을 고려해 운행이 미뤄졌다.

산림청은 폭우로 가평·포천·양주·파주·남양주·의정부 등 6곳에 산사태 경보를, 동두천·연천에는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 밖에 포천천 포천대교, 동두천 송천교, 파주 신우교 등 지역 하천 주변에는 범람 우려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집중호우가 내린 13일 서울 노원구 월계1교 인근 중랑천이 범람해 동부간선도로가 물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경기도는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단계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고 호우 상황에 대응 중이다.

3단계 발령은 올해 들어 지난달 20일 가평 등 경기북부 집중호우 이후 두 번째다.

강원 지역에서도 철원 등 내륙을 중심으로 100㎜ 안팎의 비가 내려 나무 쓰러짐 신고가 잇따랐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비 피해 119 신고 3건이 들어왔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현재는 비가 다소 잦아든 상황이지만, 새벽까지 다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홍수와 산사태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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