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에서 개를 데리고 산책하던 한 주민이 벌에 쏘여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 당국은 여름철은 벌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인 만큼 벌 쏘임 사고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13일 전북경찰과 전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27분쯤 고창군 노동저수지 인근에서 주민 A(60대)A씨가 벌에 쏘인 직후 직접 119에 신고했으나, 통화 도중 구토와 함께 의식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A씨가 심정지 상태임을 확인하고, 곧바로 구급처지와 함께 심폐소생술을 통해 다시 심장 리듬을 회복했다. 이 주민은 병원 이송 이후에도 호흡은 유지하고 있으나,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응급 치료를 받고 있다.
전북도소방본부는 최근 기온이 오르면서 벌의 활동이 활발해져 벌 쏘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소방본부 집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24년) 벌 쏘임으로 인한 구급 출동 건수는 총 1391건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말까지 150건이 추가로 접수돼 모두 1825건으로 늘었다.
지난달 28일 임실군 지사면의 한 밭에서는 작업 중이던 주민(65)이 벌에 쏘여 어지럼증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6월에는 진안군 용담면 한 마을 앞에서 넝쿨 제거 작업 중이던 주민(70)이 손을 말벌에 쏘여 119의 응급처치를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벌에 쏘인 뒤 과민반응을 나타내 중증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달 8일 전주 금암동에서는 벌에 쏘인 70대 남성의 혈압이 급격히 저하돼 위급 상황에 빠졌고, 같은 달 2일 고창 성내면에서는 70대 남성이 벌 쏘임으로 의식을 잃어 병원 이송 중 회복했다.
벌집 제거 출동 건수 또한 같은 기간 총 3만8357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3만1568건(82.3%)은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는 6~9월 사이에 발생할 정도로 많다.
소방본부는 벌에 쏘였을 때 초기 대응법으로 벌침을 제거한 뒤 상처 부위를 세척하고 얼음찜질을 권유한다. 호흡곤란이나 의식 저하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벌집 발견 시에는 자력으로 제거하려는 행동은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신고 후 소방대원에 맡겨야 한다.
벌 쏘임 예방을 위해서는 흰색 옷과 챙 넓은 모자 착용, 향수·진한 화장품 사용 자제, 벌과의 접촉 시 머리를 두 손이나 옷으로 감싸고 20m 이상 신속히 대피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오숙 전북도소방본부장은 “벌은 무더위뿐 아니라 흐린 날에도 활발하게 활동한다”며 “사고 발생 시 바로 119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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