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받은 자료 75건 연내 마무리
희생자 규모 등 객관적 파악 기대
광복 직후 일본 앞바다에 침몰한 ‘일본 우키시마호 사건’이 24일 80주기를 맞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에 제공한 우키시마호 명부 75건에 1만8301명의 이름이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동일인으로 추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심층 분석을 거쳐 명부의 진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80년간 미제로 남아 있는 승선자와 사망자 수가 밝혀질지 관심이 쏠린다.

행정안전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은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희생자 유족과 우키시마연합회 등 관련 단체들을 상대로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 분석 경과 보고회를 가졌다. 행안부는 지난해 9월∼올해 3월 외교부를 통해 3차례에 걸쳐 일본 정부로부터 명부 75건을 받아 분석 중인데 그 중간 과정을 공개한 것이다.
우키시마호는 일본 해군 특설 수송선으로, 강제 동원됐던 조선인들을 태우고 1945년 8월22일 오미나토항에서 부산항을 향해 출항했다. 그러나 이틀 뒤 돌연 항로를 변경해 마이즈루항에 입항하는 과정에서 ‘원인 모를 폭발’로 침몰했다. 침몰 원인은 물론 승선자와 사망자 수 등 사건 전말이 아직도 미궁에 빠져 있다.
행안부는 “1차 명부 19건이 전체 명부의 기본 자료”라며 “여러 명부에 중복 기재된 내용을 제거하고 오번역 등을 확인해 정리하는 심층 분석 작업을 6월부터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명부 간 중복은 물론 명부 내 중복도 있다는 설명이다. 중복을 포함해 1차 명부엔 6393명, 2차 명부엔 1만1908명 이름이 확인됐다. 대부분 창씨개명된 이름이다. 나머지 3차 명부는 사건에 대한 공문 송수신 자료로, 이름은 들어 있지 않다.

우키시마호 명부 분석이 연내 마무리되면 승선자와 사망자 규모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파악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정부는 북한 출신을 포함한 조선인 3735명과 자국 해군 255명이 배에 올랐고 그중 조선인 524명과 자국민 25명이 사망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족과 관련 단체들은 승선자가 최대 7000∼8000명, 사망자는 최대 3000명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행안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명부의 진위성과 승선 인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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