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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 쓰며 ‘돈 공부’… 통제력 길러요”

입력 : 2025-08-13 21:07:00 수정 : 2025-08-13 19:52:35
전주=글·사진 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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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소년원 송천중고 경제교육
인터넷 도박 등 범죄 노출 쉬워
50여명에 재범 예방 위해 진행

13일 오전 전북 전주시 송천동 송천중고등학교(전주소년원) 한 교실. 공책 대신 가계부를 펼쳐든 보호소년들이 ‘한 달 예산’을 적기 시작하자 강사가 물었다. “필요한 것과, 단지 갖고 싶은 것을 어떻게 구분하나요?” 잠시 침묵하던 학생들이 고개를 들고 답을 찾기 시작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충동적 소비와 불법 수익의 유혹 속에서 길을 잃었던 청소년들이 이제는 예산을 세우고 장기적 계획을 논하고 있었다.

이날 수업은 송천중고가 전북경제교육센터와 협력해 특수단기처분(8호 처분)으로 수용된 청소년 5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현명한 소비습관’ 경제교육이다. 경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과소비와 충동구매, 나아가 인터넷 도박, 절도, 사기 등 범법 행위에 쉽게 노출됐던 보호소년들이 출원 후 합리적 소비습관을 유지하고, 재범 유혹에서 벗어나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특수단기처분은 1개월 이내 단기 수용해 교화·교육하는 제도로, 장기 수용은 불필요하지만 교정이 요구될 때 내려진다.

전북경제교육센터 강사가 13일 전주소년원에서 특수단기처분 수용생들을 상대로 ‘현명한 소비습관’에 관한 경제교육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용돈이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마련한 돈을 헤프게 썼던 자신의 소비 패턴을 점검하고, 수입·지출 균형 맞추기, 구매 전 생각하는 시간 갖기, 위험한 경제활동 예방, 미래 계획과 소비 행동 연결하기 등을 배웠다.

송천중고는 이번 수업을 계기로 경제·금융 교육을 정례화해 보호소년들이 합리적 소비 습관과 자기 통제력을 키워 재범하지 않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김행석 전주소년원 원장은 “경제관념 부재는 충동적 소비에서 불법 수익 추구로 이어지고,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무력감으로 범죄를 합리화하는 왜곡된 인식을 만든다”며 “경제 교육은 재범을 막고 자기통제를 가능케 하는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전주=글·사진 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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