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신천동에서 아파트 화재로 숨진 일가족은 평소 계단을 이용하거니, 인사도 받지 않는 등 이웃과 단절된 채 지낸온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대구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3시35분쯤 대구 동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이다. 불은 17층짜리 아파트 11층에서 발생했다.

불은 19분 만에 꺼졌으나 어머니 A씨(46)와 두 자녀 B군(13), C(11)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추락해 아파트 화단에서, 자녀들은 방 안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A씨의 남편(47)은 화재 당시 근무로 집을 비운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가족은 이웃과 최대한 접촉을 피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민은 “평소에도 인사를 받지 않고 항상 계단을 이용했다”고 했다. 다른 주민은 “평일 낮에 남편 분이 자주 보여서 자영업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인사해도 잘 받아주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A씨 가족은 아파트에 주소지를 옮기지 않고 거주하고 있었다. A씨의 주소지는 화재가 발생한 신천동이 아닌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아파트로 돼 있다. 이들은 신천동 아파트 준공 허가가 난 2022년 입주해 5년째 거주하고 있지만 관리사무소에만 등록해 살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경찰은 2차 감식에서 양초와 성냥, 노끈으로 묶어둔 책 등 인화물질이 쌓여있던 발화지점 4곳을 확인했다. 희생자 3명의 부검 결과를 감식 내용과 종합해 이번 불이 방화로 시작됐을 가능성을 판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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