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세 단거리 수영 선수 ‘이지담’과 ‘국현서’는 서로를 끊임없이 의식할 수밖에 없는 경쟁 관계다. 지담은 수영을 시작한 이후 단 한 번도 현서를 이겨본 적이 없다. 그런데 어느 날 처음으로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다. 지담은 그날 현서가 평소 지키던 ‘사과 징크스’ 때문에 경기 중 실수를 한 것을 알게 된다. 지담은 그 징크스를 이용하면 계속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유혹에 흔들린다.
우수한 창작 초연작이 다시 관객을 만날 수 있도록 해주는 국립정동극장의 2025년 창작ing 여섯 번째 작품으로 뮤지컬 ‘수영장의 사과’(사진)가 무대에 오른다. 극작 이다민, 작곡 변지민, 작품개발 위크가 만든 이 작품은 0.01초 차이로 순위가 갈리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압박감을 이겨내기 위한 운동선수들의 루틴과 징크스가 소재다.
승부의 세계에서 오는 소외감과 불안, 압박감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팽팽히 맞서는 두 성장기 수영선수의 심리 묘사를 통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든 이가 공감할 수 있는 복합적인 감정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충돌하고 흔들리는 두 인물이 서로를 향한 연민과 유대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이 의미있다.
‘사과’ 징크스를 가진 천재 수영선수 ‘국현서’ 역에는 배우 이한별과 윤지우가 나선다. 라이벌 수영선수 ‘이지담’ 역에는 효은과 백하빈이 맡는다. 이다민 작가와 변지민 작곡가가 202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극창작협동과정’ 독회에서 첫선을 보인 작품이다. 이후 202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뮤지컬 분야 제작지원을 받아 리딩 공연을 올렸다. 일반관객과 만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연출은 연극 ‘댄스 네이션’, ‘콜타임’으로 호평받은 이오진이 맡았다.
국립정동극장 정성숙 대표는 “두 고등학생 수영선수들의 파도치는 복합적인 감정들을 통해 우리 모두가 겪는 불안과 압박, 경쟁 속에서 피어나는 공감과 유대감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8월 31일부터 9월 1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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