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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 위협… 나토, 우크라 본격 무기 지원

입력 : 2025-08-05 19:45:36 수정 : 2025-08-05 22:57:20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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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거리 핵전력조약’ 탈퇴 선언

러 외무부 “일방적 유예 유지조건 소멸
美·서방 배치 규모 보며 미사일 전개”
고강도 경제 제재·핵잠 압박에 ‘맞불’

나토, 우크라지원 새 자금조달 체계 마련
네덜란드 “5억 유로 규모 군사패키지 제공”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배치를 중단하기로 한 ‘중거리 핵전력조약’(INF)에 더는 얽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INF를 탈퇴해 해당 사거리의 미사일을 언제든 미국과 서방을 향해 전진 배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산 무기 지원을 본격화했다.

 

러시아 외무부 청사. EPA연합뉴스

러시아 외무부는 4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중·단거리 미사일) 무기 배치에 대한 일방적인 유예를 유지할 조건이 사라졌다”며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 연방이 스스로 부과한 제한에 더는 구속되지 않는다고 선언할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 부상하는 위협에 대응하고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의 상응하는 군사·기술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결정은 미국이 INF로 제한된 중·단거리 미사일을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러시아 외무부는 설명했다. 성명은 최근 2년 동안 덴마크, 필리핀, 호주 등에서 미국산 중·단거리 미사일이 발사되거나 배치된 사례를 나열하면서 “이는 러시아의 자체 유예 노력이 보답받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응조치의 구체적인 결정은 미국과 서방의 지상 기반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 규모와 국제 안보 상황 전개에 대한 부처 간 분석을 바탕으로 러시아 지도부가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해부터 미국이 아시아에 INF하에 금지된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러시아도 유사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반복해서 경고해 왔다. INF는 1987년 12월 군비 경쟁을 멈추기 위해 미국과 소련이 체결한 조약으로, 사거리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7년 러시아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 이스칸데르를 실전 배치했다며 INF 파기를 선언하고 이 조약에서 공식 탈퇴했지만, 러시아는 그 이후에도 INF에서 금지한 미사일 개발을 자체 유예한다는 방침을 이어왔다.

 

러시아 외무부의 이번 발표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의 힘겨루기가 거세지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합의 시한을 8일로 제시하면서 관세 부과를 통한 고강도 경제제재를 언급하며 러시아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는 서로 핵 위협까지 주고받으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상황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최근 소련의 핵 공격 체계인 ‘데드 핸드(dead hand)’를 언급하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 두 대를 러시아 인근에 배치하라고 명령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외무부 성명 발표 직후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모든 적이 고려해야 할 새로운 현실이기도 하며, 앞으로의 조치들을 각오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토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무기 조달을 본격화했다. 5일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이 일명 ‘우크라이나 우선 요구 목록’ 계획에 따라 5억 달러(약 7000억원)를 기여하기로 했고, 전날에는 네덜란드가 처음으로 5억유로(약 8000억원)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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