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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알코올농도 0.313% '만취 수치'…음주운전 무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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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05 05:50:11 수정 : 2025-08-05 05:50:09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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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만취’ 수준이 훨씬 넘는 혈중알코올농도 0.313%로 측정된 50대 여성 운전자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제주 서귀포시 1호광장 근처에서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기사와는 상관 없음. 뉴스1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1단독 김광섭 판사는 최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5월 5일 오후 7시 34분부터 5분간 음주운전 처벌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인 상태에서 제주시 내 도로 250m 구간을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오후 7시 34분 당시 후진하다가 전신주를, 다시 전진하다가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이날 오후 9시 5분쯤 경찰이 채혈 방식으로 측정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을 훌쩍 넘는 0.313%였다.

 

검찰은 이 수치를 바탕으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운전 당시인 오후 7시 34분쯤 A씨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준(0.03% 이상∼0.08% 미만)인 0.041∼0.055%였다고 봤다. 위드마크 공식은 음주운전 후 시간이 지나거나 당시 농도를 직접 측정할 수 없을 때 음주량·체내흡수율·체중·성별계수 등을 기반으로 추산하는 방식이다.

 

검찰은 A씨가 사고 5시간 전인 오후 2시 40분쯤 음식점에서 소주 1병과 막걸리 1병을 주문해 결제한 증거도 제시했다.

 

음주운전 단속 모습. 사진은 직접적인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하지만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운전은 했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고 당일 오후 7시 58분부터 8시 28분 사이 소주 600㎖를 마셨다는 게 A씨측 주장이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단정하긴 부족하다며 A씨 측 손을 들어줬다.

 

A씨 채혈 시점이 마지막 음주 후 30∼40분 지난 뒤라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에 있었기 때문에 사고 당일 오후 7시 34분 운전 당시나 같은 날 오후 7시 58분부터 8시 28분 사이 마지막 음주를 할 당시 수치는 이보다 낮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사고 5시간 전 A씨가 소주와 막걸리 각 1병을 혼자 마셨더라도 위드마크 공식상 혈중알코올농도는 0.01389%로 처벌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하다고 확신할 증거가 없다면, 유죄 의심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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