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을 대표하는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축제’ 전야제가 열린 지난달 30일 꽃뫼공원 앞 대로변. 투명 플라스틱 컵을 든 사람들이 맥주 시음부스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섰다. 오후 6시가 되자 맥주병을 상징하는 초록색 옷을 입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사람들에게 컵을 받아 시원한 생맥주를 가득 따라주기 시작했다.

맥주를 받아들고 대로변에 설치된 긴 테이블에 자리 잡은 사람들은 인근 식당·분식점 등에서 안주거리를 샀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다. 테이블 끝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초대가수들이 분위기를 달궜다. 흥에 취한 이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었다. 맥주가 떨어진 사람들은 다시 시음부스로 달려가 맥주를 받아왔다.
이날 전야제에서는 성인인증을 받고 5000원짜리 컵을 산 사람들에게 맥주가 무제한으로 제공됐다. 맥주는 홍천을 대표하는 기업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갓 생산한 ‘켈리’였다. 머리가 찌릿할 정도로 시원하고 청량감 넘치는 생맥주에 사람들은 어느새 무더위를 잊은 듯 했다. 홍천문화재단은 이날 판매된 컵만 6000개가 넘는다고 했다.

전야제에 앞서 진행된 개막식에서는 신영재 홍천군수 등이 무대에 올랐다. 신 군수는 발광다이오드(LED) 구조물로 제작된 대형 오크통에 청정자연 홍천 물과 홉, 보리가 가득 채워지는 영상과 함께 종을 울리며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후 신 군수는 테이블을 돌며 군민들과 잔을 기울이고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둘째 날인 7월31일부터 8월3일까지는 홍천강변 토리숲에서 축제가 진행됐다. 홍천 수제맥주 등 다양한 맥주를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특히 20·30 세대에 인기를 끌었다. 유명 인터넷 방송인(BJ)이 진행한 ‘랜던 댄스플레이’, 전문 디제이가 출연하는 ‘토리클럽’ 등도 분위기를 달궜다.초대가수 하하와 채연의 무대는 축제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가족, 연인 단위 나들이객들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축제장 한편에는 물에 발을 담그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풀장이 꾸며졌다. 어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아이들은 물놀이를 즐겼다. 선택 폭을 넓히고 부담을 덜고자 군민들로 구성된 안주판매부스 21곳은 합리적 가격 책정으로 만족도를 높이는데 한몫했다.
전명준 홍천문화재단 이사장은 “무더위 속에서도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축제가 한 단계 진화해 홍천을 넘어 강원도를 대표하는 여름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내년에도 방문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영재 홍천군수는 "홍천강 맥주축제를 기반으로 지역 관광과 경제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축제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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