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맞추는 손님 늘어 매출 57%↑
패션·외식·학원 등도 20%대 증가
추가 지급 인구감소지역 상승폭 커
경남 9%·전북 7%대… 서울은 -4%
KCD “긍정효과”… 상인 “2차 기대”

대구 수성구에서 안경원을 운영 중인 김모(55)씨는 최근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급 이후 고가의 안경을 맞추려는 손님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그는 “일회용 렌즈를 한 통씩 사던 손님들이 두 통을 사기도 하고, 온 김에 안경을 맞추려는 손님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2차 소비쿠폰 발급도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이재명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맞춤형 민생지원금인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대부분 업종과 지역에서 성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발급 일주일 만에 소상공인 매출은 전주 대비 2% 이상 늘어났고, 생활 밀착 업종의 경우 20∼50%에 달하는 매출증가를 보이며 골목상권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4일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소상공인 사업장 38만2207곳의 카드 매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배포가 시작된 한 주(7월21∼27일) 동안 전국 소상공인 평균 카드 매출액은 전주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종별로는 안경원 매출이 한 주 새 56.8% 뛰어 가장 높은 매출 상승률을 보였고, 패션·외식·학원 등 업종도 2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패션·의류업(28.4%), 요리 전문점(25.5%), 외국어학원(24.2%), 피자(23.7%), 초밥·롤 전문점(22.4%), 미용업(21.2%), 스포츠·레저용품(19.9%) 등이 매출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편의점 등 유통업 매출도 12% 늘었다. 다만 폭염과 호우 등으로 인해 호텔과 모텔, 여행업 등 서비스업 매출은 3% 줄었다.

인구소멸 지역 등 지역에 따른 발급액 차이로 인해 지역별 매출도 큰 차이를 보였다. 경남(9.4%), 전북(7.5%), 강원(6.6%), 충남(5.8%), 울산(5.8%), 대구(5.7%) 등이 전주 대비 매출증가 폭이 컸고, 서울(-4.0%)과 제주(-0.8%)는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경남의 경우 11개 시·군이 인구감소 지역으로 주민들이 5만원의 소비쿠폰을 추가로 지급받았다.
이런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효과로 소비심리가 개선돼 올해 3분기에는 내수가 되살아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매판매지수는 13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하며,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기간 소비위축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국민 1인당 15만원 이상이 지급된 소비쿠폰이 여름 휴가철과 맞물리면서 소비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카드 승인액은 313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기준 전 국민의 90%(약 4555만명)가 신청했다. 지급된 소비쿠폰 규모는 8조2371억원에 이른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2차 발급은 다음달 이뤄진다. 국민 90%를 대상으로 10만원을 추가 지급하고 비수도권 지역 주민에게는 3만원,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는 5만원이 더 지급된다.

이번 소비쿠폰이 단순한 현금성 지원을 넘어 지역 균형 발전과 내수 회복을 함께 도모하는 정책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향후 이 같은 효과가 지속해서 확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강예원 KCD 데이터 총괄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시행 직후부터 소상공인 매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통, 외식, 미용 분야 등 생활 밀착 업종에서 뚜렷한 매출의 변화가 나타난 만큼 정책이 더 많은 골목상권 회복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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