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척결” 對野 선전포고
방송 3법 등 입법 힘겨루기
국힘 “野를 적대시·악마화”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로 4선 강경 성향의 정청래 의원이 선출되면서 정국 경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당대회 내내 ‘강력한 개혁’을 내세운 정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내란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강한 대결 기조를 예고했다. 집권여당 지도부가 야당을 향한 공세적 노선을 공식화함에 따라, 향후 정치는 협치보다는 대결 구도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민주당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3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과 상법개정안 등 쟁점 법안들의 처리를 시도할 방침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통해 저지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입법 충돌은 불가피하다. 정 대표 체제의 출범으로 여야 간 정치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올 하반기 정국은 경색 국면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보수 강경파가 대표로 선출되면 협치는 더욱 요원해진다.
정 대표는 지난 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당원대회에서 61.74%의 누적 득표율로 당 대표에 당선됐다. 정 대표와 경쟁한 박찬대 후보는 38.26%의 누적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정 대표는 3일 전남 나주를 방문해 수해현장 복구 일손을 돕는 것으로 대표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정 대표는 ‘내란세력 척결’과 ‘강력한 개혁 리더십’을 토대로 당을 이끌어 가겠다고 했다. 그는 당 대표 당선 수락 연설에서 “프랑스 공화국이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았듯이 대한민국도 내란 범죄자들을 철저히 처벌함으로써 민족정기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당이 앞장서서 내란 척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과의 관계 질문에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 중이며, 여야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헌법을 파괴하고 실제로 사람을 죽이려고 한 데 대한 사과와 반성이 먼저 있지 않고서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또 국민의힘을 겨냥한 당내 위헌정당 해산 요구에는 “내란특검을 통해서 윤석열 내란 수괴 피의자뿐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의 내란 동조 세력과 내란 방조자, 내란 협력자들이 있다는 게 밝혀질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를 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검찰·언론·사법 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TF)의 즉각 구성 방침을 밝히면서 추석(10월 6일) 전 입법을 완료하겠다는 공약도 재확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 대표 당선 후 통화를 통해 원팀 정신을 당부하며 “국민께 효능감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협치보다 내란 척결이 우선이라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격적 인식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야당에 대한 적개심을 표출한 초유의 여당 대표”라며 “야당을 적대시하고 악마화하는 공격적 인식에 국민적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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