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尹과 김용현 제외하고
당시 회의 참석 5명 진술 확보
3일로 수사 개시 한 달을 맞은 해병대 채상병 사건 특별검사팀(특검 이명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심들로부터 이른바 ‘VIP 격노설’을 입증할 구체적 진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려 했다는 ‘구명 로비’ 의혹은 여전히 남은 과제다.

특검팀은 그간 한 달간의 수사에서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한 7명 중 윤 전 대통령과 당시 대통령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제외한 5명에게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경북 예천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채 상병 사건의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며 크게 화를 냈다는 의혹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 곧바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 결과 변경에 관여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앞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서 해당 내용을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관련자들은 이를 모두 부인해 왔다. 이에 특검은 회의 참석자 7명을 특정하고,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을 제외한 5인을 차례로 소환했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관련자들로부터 기존 입장을 뒤집는 진술을 확보했다. 특히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은 윤 전 대통령이 회의 중 격노한 뒤 이 장관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을 봤다고 털어놨다.
반면 ‘구명 로비’ 의혹은 아직 명확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임 전 사단장은 해병대 초동수사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적시됐지만,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이후 혐의자에서 제외됐다. 이후 재수사에서 임 전 사단장을 제외한 대대장 2명만 경찰에 넘겨지면서 대통령실과 군 수뇌부의 외압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특검은 김건희씨 측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김씨를 통해 구명로비를 시도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이들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최근 윤 전 대통령과 김씨의 ‘비화폰’ 통신내역도 확보해 기록을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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